문경은 SK 감독 "이제 나도 막내 딱지 뗄래요"

'저도 이제 중견입니다' SK와 3년 재계약을 하면서 어느덧 KBL 중견 사령탑이 된 문경은 SK 감독.(자료사진=KBL)
'람보 슈터' 문경은 SK 감독(44)은 90년대부터 한국 농구를 수놓았던 간판 스타다. 연세대 시절인 93-94시즌 농구대잔치에서 대학팀 최초 우승을 일궜고, 프로농구(KBL)에서도 2000-01시즌 삼성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09-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문 감독은 코치를 거쳐 2010-2011시즌 말미에 감독대행으로 사령탑에 데뷔했다. 2011-2012시즌 뒤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게 된 문 감독은 어느덧 5년차의 사령탑이 됐다. 지난 시즌 뒤 3년 재계약을 하면서 SK를 8년째 이끌게 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문 감독은 KBL에서 막내급이었다. 감독 모임에 나가면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고기를 굽고 술잔에 술을 채워야 했다. 후배 감독들이 들어왔지만 감독 모임의 총무는 문 감독이었다.

김진 LG 감독(54)을 비롯해 유재학 모비스, 전창진 케이티(현 KGC인삼공사), 추일승 오리온스(이상 52), 유도훈 전자랜드(48), 허재 전 KCC 감독(50) 등이 모두 선배였다. 김영만 동부, 이상민 삼성 감독(이상 43), 이동남 KGC 감독대행(40) 등 후배들이 있었지만 새내기들이라 문 감독이 궂은 일을 도맡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 문 감독도 어엿한 중견 사령탑이 됐다. 감독 승격이 내정된 추승균 KCC 대행(41)에 대학 후배 조동현 케이티 감독(39)까지 가세하면서 서열이 높아졌다. 10개 구단 중 6번째, 꼭 중간이다.

문 감독은 "1년에 두세 번 있는 감독 모임에 나가면 폭탄주를 돌리느라 선배들과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유재학 감독님이 '폭탄주 2만 잔을 제조하고 고기 3000근을 구워야 제대로 된 감독이 되는 거'라고 하시더라"면서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조동현 감독까지 왔으니 이제 막내는 벗어나게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문 감독은 정식 사령탑이 된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두 시즌 연속 3위와 봄 농구를 견인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과연 문 감독이 고된 KBL 사령탑 막내 시절을 청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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