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시간끌기' 위해 대표까지 나서 박박 우겼나

반박 공식자료 내는 동안 임원들은 보유지분 팔아

(한국소비자원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100% 백수오만 쓴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온 내츄럴엔도텍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츄럴엔도텍 측은 지난 22일 한국소비자원이 자사 주력품에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가 쓰이고 있다고 발표한 이후 4차례에 걸쳐 공식 반박 입장을 밝혀왔다. 소비자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정 대응에까지 나섰다.

무엇보다 지난 일주일간 내츄럴엔도텍이 버틸 수 있었던 주요 배경은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가 직접 나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반전을 시도했다는 데 있다. 김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소비자원의 조사방법이 잘못됐다고 주장하자 시장에서는 코스닥 대장주인 내츄럴엔도텍이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설마 틀리겠냐는 평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식약처 발표 이후 내츄럴엔도텍은 그간 활동이 무색할 정도로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예상 밖의 결과라 매우 당혹스럽다. 하지만 공인기관의 결과는 겸허히 받아 들일 것이고 내부 점검해서 충분히 숙고한 후 정리하여 추후 당사의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극도로 정리된 입장을 전했을 뿐이다.

이가운데 내츄럴엔도텍 임원들이 백수오 논란 전후 보유 지분을 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회사 측이 처음부터 이엽우피소 혼입 사실을 알았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철환 영업본부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1만주를 팔아 약 7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지난달 26일은 소비자원의 원료 수거가 있었던 날이다.


김 대표가 앞장서 소비자원 발표를 반박하던 기간 동안에도 주요 임원들은 앞다퉈 주식을 매도했다. 이권택, 권순창 연구소장과 김태천 생산본부장은 소비자원 발표 뒤 이틀동안 보유주식 2만5500주를 팔아 22억원 가량을 챙겼다.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의 혼입여부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목적으로 '시간 끌기' 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회사 임원들은 '가짜 백수오'를 유통시키고 있다는 내부정보가 공식적으로 확인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미리 움직였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앞장서 소비자원 발표를 반박하던 기간 동안 주요 임원들은 앞다퉈 주식을 매도한 셈이다.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의 혼입여부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목적으로 '시간 끌기' 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는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원의 간담회에서 자사 백수오 원료에 이엽우피소가 섞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대표가 직접 "발표에서는 빼달라, 죽는다"고 읍소했다는 사실을 전한 29일 CBS 보도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한가가 거듭 경신되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물량을 팔고 나갈 시간을 벌기 위해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를 알았음에도 아니라고 우긴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돈다"고 말했다.

임원들이 실제 보유 지분을 팔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진실공방 기간 동안 내츄럴엔도텍의 이해할 수 없는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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