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ADB 대안으로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ADB의 역할과 문제점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 부총리는 4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각 오후 3시30분)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아시아의 개발을 위한 정책 방향과 ADB의 역할'에 대해 연설했다.
그는 "세계 빈곤인구의 60% 이상이 아시아에 있고, 역내 소득불평등 심화, 중진국 함정 등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잔존하고 있어 앞으로 아시아의 역할이 요구된다"며 "아시아의 성장과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DB가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성장에 큰 도움을 줬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생산했다는 점을 지적한 대목이다.
최 부총리는 따라서 "개도국은 산업․교육․보건 분야 인프라 확충을 통해 빈곤과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ADB의 3가지 역할을 제시했다.
먼저, "다양한 글로벌 개발자금을 아시아 개도국으로 유인해야 하고, 아시아 각국의 투자 매력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 인프라 수요는 앞으로 10~20년간 7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되고, 삶의 질까지 고려하면 더욱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며 "(ADB가)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 수요에 대한 대응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최근 AIIB 설립과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한국 입지 등 아시아 역내에 다양한 국제기구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이들 경제기구의 유기적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의 이번 연설은 그동안 ADB를 주도하며 자국 이익 챙기기에 급급했던 일본의 역할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한편으로는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대해서도 역할 견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