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6곳이 우리은행 측 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9월쯤에는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가시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협상은 정부 보유 지분을 과점주주에 분할 매각하는 방안으로 진행 중이다. 경영권 매각이나 완전 분산 매각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 우리은행 지분, 5차 매각 진행중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경영권 입찰과 희망수량경쟁입찰을 병행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지만 경영권 입찰은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됐고 희망수량경쟁입찰은 총 23.76%의 입찰물량(콜옵션 제외) 중 5.94%를 매각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은행 지분을 다수의 과점주주들에게 쪼개 파는 방식으로 5차 매각을 진행한다는 기본방침을 세우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즉,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우리은행 지분을 여러 명의 주요 주주들에게 조금씩 나눠팔겠다는 것이다.
분할 매각을 하면 예비 주주들의 지분 매입 부담이 적어져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한층 쉬워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과점주주들이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사외이사 과반수 추천권 등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5~6곳이 우리은행 측 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9월이나 10월쯤에는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가시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를 위한 광폭 행보
이광구 행장 역시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행장 취임 후 우리은행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2908억원을 올리며 전 분기 1630억원 적자에서 벗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이익도 30.5%나 급등했다. 인천공항에 새로 지점을 연 덕에 외환 수익이 늘고, 영업력을 동원해 펀드를 비롯한 금융상품 판매를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재무건전성 개선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 1분기 연결기준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94%를 기록했다. 지난 8개 분기 동안 2%를 넘었는데, 올해 1분기에 처음 2%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5월 중순부터 우리은행은 영국 런던 등 유럽에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다.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의 IR, 매각주간사들의 투자자 발굴 등을 통해 시장 수요를 확인한 후 수요에 맞게 매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 참석해 "올해 경영목표는 기업가치 제고로 결정했다"며 "우리은행의 강한 경쟁력을 이어받아 다음 민영화에 성공해 고객과 주주, 국민들에게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