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지검장)에 따르면 홍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58분쯤 조사실에 도착해 문무일 지검장과 약 10분 정도 차를 마신 뒤에 조사를 시작했다.
문 지검장은 지난 2004년 1~3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팀에 파견됐을 때 재선 국회의원 신분인 홍 지사를 제보자 신분으로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양도성예금증서(CD)에 은닉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제보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이후 11년만에 피의자와 수사팀 수장으로 만난 기구한 인연이 됐다.
조사는 손영배 부장검사가 직접 하고 있으며, 평검사 한 명이 보조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홍 지사 측에서도 변호가 한 명이 함께 입회한 상태이다.
홍 지사는 자신에게 혐의가 없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상당한 양의 자료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주로 홍 지사의 입장을 듣고 있으며, 홍 지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조사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묵비권을 행사하지는 않고 자신의 할 말을 하고 있다고 수사팀 관계자는 전했다.
점심시간에 홍 지사는 수사 검사와 식사를 함께 하지 않고 대기하던 보좌진들과 별도의 공간에서 식사했다. 점심 식사 메뉴도 따로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윤씨로부터 현금 뭉치를 홍 지사에게 건넸고, 다시 나모 전 보좌관에게 홍 지사가 줬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만큼 홍 지사의 해명에 관심이 쏠린다.
나 전 보좌관은 이미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홍 지사가 윤 전 부사장과의 만남 자체를 부인할지, 아니면 금품수수 혐의만을 부인할지 정도에 따라 검찰 수사 접근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씨를 상대로 한 홍 지사 측의 회유와 말맞추기 시도 의혹도 확인할 부분이다. 홍 지사는 이날 검찰 소환에 앞서 기자들에게 윤씨를 회유했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윤씨 등 성 전 회장 측 관계자 또는 자신의 보좌관들과의 대질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홍 지사 주변에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고 공천 헌금 성격의 뇌물성이 짙은 자금이었던 만큼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