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남긴 43통의 이메일…'나를 용서하다'

[노컷Book]아버지의 이메일|아버지는 말하셨지

딸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아버지를 기억하는 딸들이 따뜻한 에세이를 펴냈다.


'아버지의 이메일'(바다출판사)은 독립영화 감독인 홍재희 씨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독수리 타법으로 남긴 43통의 이메일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이북 실향민, 베트남 파견 근로자, 중동 건설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철거민 그리고 완고한 반공주의자이자 전라도 혐오증자. 75세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홍성섭 씨를 설명하는 말들이다.

역사와 무관한 개인이 있을 수 없듯이 홍성섭 씨 삶엔 해방 직후부터 뉴타운 재개발로 들썩이던 2008년까지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내 기억 속의 아버지를 불러내 만났고 과거의 힘들었던 시기를 견디지 못해 아버지를 미워하고 회피했던 나를 또한 만났다. 그리고 감히 아버지를 용서했다기보다 상처받고 분노했던 어린아이였던 나를 이해하고 용서했다"고 밝혔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방송작가로 유명한 송정연, 송정림 자매도 얼마전 하늘나라로 떠난 아버지가 전한 말들을 엮어 에세이 '아버지는 말하셨지'(책읽는수요일)를 펴냈다.

자매는 "이 책은 아버지가 가슴 속에 꾹꾹 담아 놓았다가 어렵게 어렵게 입 밖으로 꺼낸 조언을 자신의 친구들과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전한 사랑의 말은 딸들에게 인생의 고비마다 때로는 따끔한 회초리가, 때로는 나침반이, 그리고 때로는 따뜻한 손전등이 됐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씀은 길게 늘어지지 않는다. "백번 하면 된다", "그릇 크기를 보고 물을 부어라", "고체는 안된다, 액체처럼 흘러야지", "주고받는 것이지 받고주는 것이 아니다"처럼 비록 짧지만 한결같이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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