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지 'LA 타임스'는 9일(한국 시각) "류현진은 원인이 불분명한 어깨 부상으로 1년 이상 싸우고 있다"면서 "복귀 시점이 5월 중순에서 말로 미뤄졌지만 지금은 언제 돌아올지 짐작할 수 없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부상 부위를 몰라 더 답답하다. 이 신문은 "다저스는 두 차례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통증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지 못했다"고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메이저리그 저명 칼럼니스트 존 에이먼 CBS스포츠 기자는 "어깨 관절이 마모되는 등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부위도 아닌 어깨라 더 걱정이다. 야구 전문가들은 "팔꿈치면 차라리 낫다. 인대 접합 수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어깨라면 간단하지 않다"고 말한다. 지금 류현진의 경우처럼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아 해결도 어려운 까닭이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에서 KBO 리그에 데뷔한 이후 7년 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1269이닝 한 시즌 평균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2011년 24경기 126이닝이 최소였다. 여기에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무대도 나섰다.
이는 아시아 투수의 '3년차 징크스'와 일맥상통한다. 한국과 일본 등 자국 리그 로테이션에 익숙해진 투수들이 빡빡한 메이저리그 일정에 견뎌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5일 휴식 뒤, 일주일에 한번 등판해왔던 투수들이 4일 휴식 뒤 등판하는 일정에 탈이 나는 사례가 많았다.
일본 간판 투수였던 마쓰자카 다이스케(소프트뱅크)는 보스턴 이적 후 첫 두 시즌 33승 평균자책점(ERA) 3.72를 찍었다. 그러나 3년차 때인 2009년 4승6패 ERA 5.76에 머물렀다. 일본 투수의 선구자 노모 히데오(은퇴)도 3년차 때 ERA가 4점대로 올랐고, 이라부 히데키(은퇴) 역시 3시즌째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
다르빗슈 유(텍사스)도 3년차였던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은 데 이어 올해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아웃됐다. 다르빗슈는 "4일 휴식 후 등판은 가혹하다"면서 "5일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는 지난해 15승9패 ERA 3.52로 3년차 징크스를 넘는가 싶었다. 하지만 4년차인 올해 3경기 1패 ERA 6.61을 기록한 뒤 DL에 올라 있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까지 빅리그를 누볐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는 KBO 리그를 거치지 않고 미국 무대에 직행한 경우였다. 류현진, 마쓰자카 등과는 다른 경우라 3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마이너리그부터 밟으면서 미국 선수들과 같은 매커니즘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둔 출국 때 아시아 투수 3년차 징크스는 자신과 무관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일단은 징크스에 포함된 상황이다. 과연 류현진이 부상을 극복하고 예년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와 함께 다른 아시아 투수들의 복귀와 활약도 주시해볼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