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은 '냄보소'에서 스타 셰프이자, 바코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권재희 역을 맡았다. 부드러운 겉모습 속에 숨겨진 살인마의 면모가 연일 섬뜩함을 더하고 있다.
연기력의 비결은 편안한 마음가짐과 눈빛에 있었다.
남궁민은 8일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열린 '냄보소' 기자간담회에서 "거창하게 말씀드릴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표정보다는 눈빛을 미묘하게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어렸을 때는 연기적으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편안하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그간 영화 '뷰티풀 선데이', '비열한 거리' 등에서 악역을 했음에도 유독 권재희 캐릭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어떻게 하면 무서울지 생각하지 않고 연기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더 무섭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권재희는 딜레마를 주는 캐릭터다.
남궁민은 "남궁민 입장에서 권재희는 잡혀야 하겠지만 권재희 입장에서는 잡히지 않고 도망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악역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고충도 있고, 즐거움도 있다. 남궁민은 주로 짝사랑 하는 역할을 도맡아 했던 때를 회상하며 '그런 역할만 하면 질린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람은 누구나 이중적인 면이 있다. 배우는 기분이 나빠도, 그런 표시를 내지를 못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권재희는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표시나지 않게 하다가 표시를 낸다. 웃는 것도 표가 나야 해서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여기서 풀리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으로 역할이 주는 고독은 힘든 지점이다.
남궁민은 "연기적인 부분보다 러브라인도 없고, 내 편 자체가 아무도 없어서 촬영하면서 힘들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냄보소'는 3년 전 바코드 살인사건으로 여동생을 잃은 경찰과 같은 사고를 당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냄새를 보는 한 개그맨 지망생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JYJ 박유천, 배우 신세경, 남궁민, 윤진서 등이 출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