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메이커는 남녀의 뭔가 아찔아찔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건 남자가 스웩스웩하는 거죠. 완전히 다른 멋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연출해보고 싶었던 무대에요. 남자 보컬과 래퍼가 한 무대에서 에너지를 뿜어내는. 꼭 해보고 싶었어요.
▶어떤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나.
귀엽고 꾸러기 같은 면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뭔가 대놓고 섹시한 게 아니라 그냥 힘을 풀고 싶었어요. 그걸 또 섹시하게 봐 주실 수 있으면 좋은 거겠죠. 비스트 멤버로 행복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솔로 활동을 통해 2%의 욕심과 갈증을 해소하게 된 것 같아요.
▶평소 욕심이 많은 편인가.
무대에 올라가면 '다 눌러버려야지' '에너지로 무장해서 오늘 다리가 부러지든 무대가 부러지든 해보겠다' 하는 욕심이 커요. 그런데 욕심을 버리고 편하게 하고 오자, 그래야 내가 더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남은 활동 때는 좀 더 여유있게 해보려고요.
▶'니가 처음이야'를 부를 때 감정이입한 대상이 있나.
제가 감수성이 진짜 없어요. 그리고 정말 안 울어요.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노래 부를 때 '니가 처음이야'라고 해서 어떤 여자에 대한 설렘을 상상한 게 아니라, '여기에선 이런 각도가 더 예쁘게 나올 것 같아' 이런 생각을 많이해요.
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거 같아요. 잔잔한 노래를 부를 때도 목소리나 액팅에 신경을 많이 쓰죠. 감정은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해요. 특정 인물 생각하면서 노래를 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트러블 메이커 때도 그랬나.
현아와 마치 무대 끝나고 사고라도 칠 것 같은, 긴장감도 고조시키고, 뭔가 이 무대에서 '이 여자 아니면 안 돼'하는 모습으로 몰입을 했어야 했는데, 전 '이렇게 보여야 더 멋있게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만약 다음에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나온다면 힘을 조금 풀고 더 여유 있게 현아를 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웃음).
활동 시기가 정말 우연히 겹치게 됐어요. 제가 무대에 섰을 때 멋진 모습으로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죠. 방송국에서 만나서는 별 이야기 안했고요. 그냥 빅뱅을 보는데, 워낙 멋지잖아요. 그래서 보기에도 뭔가 비교되지 않게 멋지게 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자극이 된 건가.
저는 솔직히 신경 많이 안 썼어요. 자극이 되진 않고 그냥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싶어서 신기하다. 같은 시기에 활동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비스트 멤버 용준형이 이번 앨범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비스트의 연장선 느낌을 많이 빼봤으면 했어요. 트러블메이커도 마찬가지고요. 어쩌면 저는 개인적으로 비스트 보다 트러블메이커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거기서 연출됐던 스타일링 이미지, 노래 분위기와 이번이 색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수록곡 까지도요.
어찌 됐든 멤버 참여가 없는 앨범이지만, 객관적으로 수록곡만 들었을 땐 만족을 해요. 비스트로 해온 게 싫다는 게 아니라 솔로앨범이니까 다른 걸 원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