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문 대표를 향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대표직 사퇴 요구를 비롯해 '공갈 사퇴' 발언을 한 정청래 최고위원의 출당 조치 등의 뜻을 전달했다.
이날 오찬에는 민집모 소속 김영환, 변재일, 유성엽, 전순옥, 정성호, 최원식 의원과 문재인 대표, 김현미 대표비서실장이 함께 했다.
변재일 의원은 오찬 뒤 기자들을 만나 "지난 재보선에서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예상했고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기대했는데 그런 전략을 대표가 수립하지 못했다"며 "이번 최고위 막말사건 등을 비롯해 지도부 역량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출석 정지'로는 징계가 될 수 없다는 반발과 함께 '출당 조치'등 강한 주문도 나왔다.
전순옥 의원은 "대표가 결단력 있게 (출당조치를)못하면 권한있는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들은 일각에서 문 대표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준다고 지목된 '비공식 정무라인(비선)' 청산 요구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특권정치는 없다. 패권 정치는 없다"고 말하는 등 비선라인 존재를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와 민집모 의원들간의 현재 상황 인식에 대한 온도차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
정성호 의원은 "(문 대표의)해명은 있었는데 저희들하고 상황이 좀 다른 것 같다. 우리는 굉장히 위기라고 보는데 대표는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잘 느낌이 안 와 닿았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찬에서 유성엽 의원은 주변인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꺼내며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 내에 있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거취 표명에 대해 압박했다. 또 당 중앙위에서 재신임을 받는 절차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이와 함께 공천 혁신 위원회 구성이나 현재의 공천 룰 등에 대한 수정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참여경선 규칙을 '국민여론조사 60%+당원여론조사40%' 로 돼 있는데, 여론조사의 방식이 불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듯하다. 공천과정에서의 투명성 확보를 요구한 것이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비노계가 불이익을 당할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가 문 대표에게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들은 또 공통적으로 문 대표가 빨리 수습책을 내놔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최원식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통합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대표의 반대 쪽에 있는 사람을 데려다 요직에 앉히면 수습이 될 것이다"고 제안했다.
최 의원은 "전선이 밀릴 때는 퇴각해서 전열을 갖춰 다시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수습책을 빨리 내놓지 않으면 바람에 밀리듯 저절로 뒤로 밀리게 된다"며 빨리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수도권 한 의원은 "11월에서 12월 중으로 혁신안을 만들고, 이후 문 대표가 사퇴를 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자숙' 조치에 반발해 최고위 사전회의 중간에 퇴장한 오영식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가 여러 가지 생각들 속에서 가끔씩 흔들리는 게 많이 있는 것 같다. 어제 오늘 실망스런 모습이었다"고 토로했다
오 최고위원은 '이번주가 대책을 내놔야 하는 적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직 개편을 통한 인적쇄신 안 마련, 투명하고 공개적인 체계를 통한 주요 의사결정, 재신임을 포함해 당대표와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