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소환 앞둔 檢 선관위 자료· 측근 소환 '막판 다지기'

이완구 국무총리(왼쪽)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노컷뉴스 포토뱅크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불명예 퇴진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사퇴 17일 만에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검찰은 이 전 총리 소환을 하루 앞두고 객관적인 선거 자료를 확보하고 핵심 최측근을 소환조사하는 등 막판 다지기에 공을 들였다.·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14일 오전 10시 이완구 전 총리를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이 전 총리 신분은 현재 참고인이지만, 조사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 전 총리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명의 여권실세 정치인들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검찰에 소환되는 인물로는 두 번째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부여 청양 재선거 때 선거사무실에서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3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핵심 참고인들의 진술과 차량 하이패스 기록 등을 통해 이 전 총리와 성 회장의 동선을 꼼꼼히 복원했으며, 둘이 독대해 돈을 받았다는 정황도 다수 확보해 의혹 입증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총리를 하루 앞둔 13일에도 검찰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검찰은 이날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한 뒤 이 전 총리와 관련한 A4용지 5백여장 분량의 회계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건네받았다. 여기에는 이 전 총리 개인과 후원회 수입, 지출내역과 재산상황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오후에는 이 전 총리의 최측근인 김민수 비서관을 소환해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검찰은 김 비서관을 금품수수 및 증인회유 등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김 비서관은 지난 2013년 부여·청양 재선거 때 이 전 총리를 수행하고, 캠프 선거자금 관리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은 당시 부여 군의원 출신이었지만 캠프 사무국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 비서관은 이 전 총리의 운전기사가 CBS에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캠프사무실에 왔었다고 증언한 것이 보도된 직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 전 회장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전달 직원들 5~6명에게 전화를 돌려 확보한 녹취록이 있다며 운전기사의 증언을 거짓으로 모는가 하면, 전직 운전기사와 가족들에게 협박 및 회유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당일 캠프에 있던 관계자 10여명에게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이 성완종 전 회장이 방문한 4월 4일 캠프 사무실에 있었고, 두 사람의 독대 직후 이 전 총리가 불러서 사무실로 들어갔다는 목격담도 흘러나온다.

검찰은 김 비서관의 행동에 대해 명백한 증인회유 및 증거인멸 시도로 보고 관련 행위의 배경과 이 전 총리의 묵인 혹은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선관위에서 확보한 자료를 철저히 분석하고, 김 비서관 등 핵심 측근, 당일 캠프에 있던 관계자들의 진술과 이 전 총리의 진술을 비교 대조해 의혹을 신중히 규명해갈 계획이다.

검찰은 이 전 총리 관련 정황을 상세히 복원했고 주변인들에 대한 진술과 증거자료들을 다수 확보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이 전 총리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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