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초(超)계파 혁신기구’ 구상…당내 싸늘한 반응

기구 구성 불투명…비노(非盧) "친노(親盧) 패권주의 반성 없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초(超)계파 혁신기구’ 구성의 윤곽을 밝혔지만,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비노(非盧·비노무현) 정파 핵심 의원들은 “혁신기구 의제로 설정된 ‘공천 혁신’과 관련해 기구의 권한이 분명치 않다”며 “당내 갈등을 급하게 봉합하기 위해 급조한 미봉책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文, ‘초(超)계파 혁신’ 로드맵 발표...“공천·당무·인적쇄신 등 3대 혁신”

문재인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당내 모든 계파가 참여하는 ‘초(超)계파 혁신기구’를 주내에 출범시키고, 기구 논의를 토대로 6월 안에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성수 대변인은 “최고위에서 혁신기구를 가급적 이번 주 안에 출범시킨다는 목표로 위원장 인선을 서둘러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활동 기한과 관련해선 6월 이내에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울러 혁신기구가 다룰 의제에 대해 “공천과 인사쇄신, 당무혁신 등 당 쇄신과 관련된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혁신기구는 쇄신안 마련의 전권을 위임받게 된다고 했다. 다만 합의한 내용은 절차적으로 최고위 의결을 거치게 된다.

당 지도부는 일단 위원장 인선과 초계파 위원 구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할지 당내 인사로 할지를 놓고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김 대변인은 기구 구성의 원칙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기구에 모든 계파의 모든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비노(非盧) 일축...“혁신기구는 ‘옥상옥(屋上屋)’, 계파 청산 의지 없다”

하지만 문 대표의 혁신 구상에 대한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당내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인 유성엽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활동기한이 6개월도 아닌 6월 한시적 운영되는 혁신기구에 불과하다”며 “권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어 당내 이미 존재하는 공천혁신단과 겹치는 옥상옥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유 의원은 특히 “지난 14일 문 대표가 발표하려다 못한 ‘당원에게 보내는 글’에도 드러나지만, ‘친노(親盧·친노무현) 패권주의’에 대한 성찰이 없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주선 의원도 “문 대표에게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했고, 친노 계파를 청산하려면 꼭 사퇴해야 한다”며 “사퇴해야 하는 사람이 공천 혁신으로 면피하려 하는 말에 누가 동의할 수 있겠느냐”며 강하게 반문했다.

박지원, 김한길 의원 측의 반응도 비슷했다. 이들은 “‘마이웨이’ 속내를 드러냈던 지난주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알맹이가 빠져 있다”고 혹평했다.

한 당직자는 “‘공천 나눠먹기를 안 하겠다’고 선언해놓고 계파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 다시 계파 나눠먹기를 하자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문 대표가 어렵사리 내놓은 혁신기구 구상이 비주류로부터 “‘있으나 마나 한’ 성격의 기구”라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계파 간 일촉즉발의 전면전 기류는 금명간 중대 기로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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