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박재홍 앵커는 노인은 몇 살부터라고 생각하십니까?
◇ 박재홍> 현행은 65세부터죠.
◆ 김성완> 그렇죠. 그런데 실제 물리적인 나이나 이런 걸 떠나서 마음으로 생각할 때 노인들이 생각할 때 나는 몇 살쯤 됐을 때 노인이라고 느끼는지, 그동안에 조사한 걸 보면 한 70세 정도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요. 복지 혜택을 받는 당사자인 대한노인회가 처음으로 노인의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방안을 제안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대한노인회는 왜 갑자기 노인연령을 높이자고 했을까,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65세에서 70세. 이번 결정으로 노인사회가 술렁일 정도로 파장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 김성완> 맞습니다. 지금 연세 드신 분들은 아마 이번 대한노인회 결정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실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아도 대한노인회의 이번 결정을 내리고 난 다음에 소식이 알려지니까 격려전화와 함께 항의전화가 막 빗발쳤다고 합니다. 그만큼 현재 노인세대, 가까운 미래에 노인이 될 세대, 조금 멀게 얘기하면 젊은 세대까지 굉장히 큰 관심사안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일 대한노인회 정기이사회에서 나왔는데요. 각 지역 연합회장들로 구성된 이사들이 노인연령을 높이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이게 노인회측의 설명입니다. 노인회측은 노인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심정에서 복지혜택을 받을 노인 나이를 조정하도록 공론화의 길을 터주기로 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노인회측은 노인연령을 한꺼번에 높이면 안 되니까 2년이나 4년마다 1세씩 점진적으로 상한연령을 올리는 방안을 제시한 상황입니다. 그런데요, 노인회측이 이 사실을 공개하기 전에, 이게 지난 7일날 결정을 한 사안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벌써 20일 전 일이거든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지난 7일이면 바로 다음날이 어버이날이잖아요. 그때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대한노인회를 인사차 방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문 장관한테 이 사항을 알렸고요. 문 장관도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이런 답변도 한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노인회가 이렇게 하자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닌 문제일 수도 있고요.
◆ 김성완> 물론 그렇지는 않죠.
◇ 박재홍> 아무튼 70세로 높이는 방안, 무엇보다 굉장히 민감한 문제일 것 같아요.
◇ 박재홍> 뉴스쇼에서 했었죠.
◆ 김성완> 그때도 비슷한 답변이 나왔었죠.
◇ 박재홍> ‘가난한 노인들은 집에만 있으라는 거냐’ 이런 말씀도 하셨고.
◆ 김성완> 맞습니다. 그거랑 비슷한 얘기입니다. 대한노인회는 그동안 노인연령 상한 얘기만 나오면 펄쩍 뛰었거든요.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얘기가 2010년부터 나온 얘기인데 그때 김황식 총리가 무임승차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발언을 했다가 노인회가 막 들고 일어나서 결국 공식 사과하기도 했었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연령이 조정되면 말씀하신 대로 무엇보다 복지 혜택 축소 문제가 가장 클 것 같아요.
◆ 김성완> 맞습니다. 노인분들 입장에서는 고궁, 박물관 입장료 공짜, 이런 혜택도 사라지게 되고 항공기, 철도 할인 이런 것도 사라지게 되니까 예민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건 어차피 부차적인 문제가 될 것 같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가장 큰 문제는 복지공백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61세부터 받고 있죠. 이게 점진적으로 65세까지 앞으로 높아질 거고요. 기초연금 수급연령도 지금 65세로 되어 있는데 이것도 70세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45세가 정년이고 56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이다.’ 이런 소리까지 듣는 세상에서 갑자기 노인연령을 70세로 높여버리면 65세부터 70세 사이 그 이하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사실은 복지공백이 발생해서 굉장히 힘들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군다나 OECD 국가 가운데 지금 노인빈곤율 1위라고 하잖아요. 노인층 절반들이 빈곤층에 빠져 있는데 그 노인들의 복지 혜택이 사라지게 되면 상당히 큰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도 있죠.
◇ 박재홍> 65세에서 70세 사이의 노인들이 또 굉장히 많기 때문에…
◆ 김성완> 지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이 170만명 정도가 되기 때문에 그 노인들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따라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런 말씀인데, 이러한 문제를 대한노인회가 잘 알고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갑자기 노인연령을 높이겠다라는 데에 동의하고 있을까요?
◆ 김성완> 조금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어제 이심 대한노인회 회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했던 내용을 좀 보니까 방금 전에 지적했던 문제들 있잖아요. 노인빈곤율이 굉장히 심각해지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되는 점을 질문을 했더니 그건 옛날 통계다, 별로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식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년쯤 되면 지금 기초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빈곤율 수치도 상당히 좋아질 거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는 걸 보면서 뭔가 좀 이상하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됐고요. 사실은 노인회측에서 얘기하기로는 사회적 논의의 물꼬를 터주려는 취지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노인회가 그동안에 이런 상황을 전혀 몰랐을 것 같지는 않고요. 왜 갑자기 입장을 바꿨을까. 이런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노인회측에서 밝히기로, 이렇게 입장을 바꾼 배경이 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들 스스로가 70세 이상은 되어야 노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조사결과에 자극을 받았다고 설명을 하는데, 제가 통계를 찾아보니까 2009년도 통계에서도 똑같은 응답이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새로운 일이 아닌데 지금 이런 결정을 냈다는 겁니다. 물론 노인회 측에서 다른 논의를 해서 다른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미치는 부분이 지금 정치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관련해서 마지막 막판 타결을 볼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노인회 측에서, 우리 노인연령 상한을 높이자, 이렇게 하면 우리들이 희생하겠다 이런 메시지가 던져지기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안에 있어서 정부 입장에 아무래도 힘이 실리는 것, 이걸 좀 생각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어쨌든 이번 결정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노인복지 문제에 관해서 좀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그런 물꼬가 터졌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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