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공무원연금법 극적 통과(종합)

'빈손국회' 비판은 벗었지만 '정쟁' 얼룩져 국민 실망도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29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0월28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제출한 지 7개월 만이다.

여야는 이날 세월호법 시행령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린 끝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법사위를 통과한 54개 법안을 처리했다. 세월호법 시행령에 대한 이견조정은 일단 6월 국회로 넘어갔다.

본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여야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법안이었다. 여야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기여율과 지급률을 두고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학계, 정부, 정치권 등 여러 주체가 토론을 이어간 만큼 의견이 분분했다.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재정추계 분석에서 정부기초안과 새누리당안, 새정치민주연합안, 김용하 교수안, 김태일 교수안, 공무원단체 추정안 등 무려 6개 개혁안이 함께 논의 선상에 올랐다.

진통을 겪었지만 국민대타협 기구의 종료시한인 3월 28일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여야는 실무기구를 구성한 뒤 특위 활동 기한을 5월 2일로 연장했다.

실무기구로 공이 넘어가면서부터 여야 갈등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정쟁'으로 심화된 것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문제를 두고 이견이 생긴 여야는 4월 국회 막판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구의 해석과 표현을 두고 다투던 끝에, 결국 지난 6일 4월 임시국회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다. 여야는 결국 예정에 없던 5월 임시국회를 열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중요한 순간마다 논의는 발목이 잡혔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와 별개로 국민 불안을 부추겼다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안 문제를 들고 나왔고 여당은 이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 부분은 5월 국회 막판에 문 장관이 유감을 표명하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야당이 한 발 물러섰다.

마지막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세월호법 시행령 문제였다.

야당이 "세월호법 시행령이 합의되지 않으면 본회의를 열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을 처리해야 할 5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회마저 불투명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좌측)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 등의 논의를 위해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는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이 참가한 가운데 '벼랑 끝 회동'을 열고 세월호법 시행령 부분에 대해서는 6월 국회로 논의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5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본회의에 부의된 주요 쟁점법안 57개를 다음날인 29일 새벽 본회의를 열어 극적으로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도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여러번 연출됐다. 여야는 28일 저녁 7시쯤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세월호 시행령 개정을 강제할 수 있게 국회법을 개정한다는 대목을 두고 새누리당 내부에서 반발이 일어 본회의가 계속 지연됐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등은 본회의 직전 열린 의총에서 국회법 개정이 삼권분립을 침해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윤석 의원 등 또다른 의원들이 이에 반박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새정치 연합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위헌 논란을 걸러내자"고 제안했지만 새정치연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결국 협상권을 위임받아 여야 합의문을 그대로 갖고 가기로 하고 29일 새벽 1시쯤 합의문에 사인했고 이후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여야의 힘겨루기로 여러번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여야는 일단 '빈손국회'란 비판으로부터는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협상과정에서 개혁을 외치면서도 정쟁으로 얼룩진 정치권의 모습은 국민들의 마음에 실망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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