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는 29일(한국 시각) 미국 펫코파그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홈런 3방이나 내주며 무너졌다. 3⅔이닝 5탈삼진 2볼넷 7피안타(3홈런) 7실점으로 5패째(2승)를 안았다.
이날 케네디는 통산 1000탈삼진(1003개)를 달성했지만 웃지 못했다. 최근 4연패에 빠지면서 평균자책점(ERA)이 7.13까지 치솟았다. 2007년 데뷔 후 통산 68승57패 ERA 4.05를 거둔 점을 감안하면 올 시즌 부진이 심각하다.
특히 이날 케네디는 강정호의 한방에 무너졌다. 0-0이던 1회 1사 1, 2루에서 강정호에게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비거리 약 136m 초대형 3점 홈런을 맞았다.
이후 케네디는 2회 그레고리 폴랑코의 솔로포, 3회 스탈링 마르테의 2점포 등을 내줬다. 4회 앤드루 맥커친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케네디는 "정말 좌절감을 느낀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패스트볼 제구가 되지 않은 가운데 상대 타자들이 변화구를 홈런으로 만들었다(They hit a couple of breaking balls for homers)"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케네디가 맞은 홈런 3방 중 변화구는 강정호에게 던진 슬라이더 1개였다. 나머지 2개는 모두 포심 패스트볼, 즉 직구였다. 맥커친이 날린 2루타가 너클 커브였다. 케네디를 무너뜨린 홈런이 강정호가 날린 것이었다.
케네디는 "정말 좌절감을 느낀다"고 반복하면서 "투수라면 꾸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내가 원한 바가 아니다"고 자책했다. 이어 "내 선수 경력에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고 비장한 각오도 다졌다.
2년 전 애리조나 시절에도 케네디는 KBO 리그 출신 선수에게 좌절감을 느낀 적이 있다. 2013년 4월 14일 류현진(28 · LA 다저스)와 선발 대결에서 케네디는 패전을 안았다. 특히 류현진에게는 2루타 포함, 3안타를 내주며 6회를 채우지 못하고 6실점하며 강판됐다.
6이닝 9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한 류현진에 대해 케네디는 "상대 투수에게 3안타를 내준 것은 말도 안 되는 일(ridiculous)"이라고 자책했다. 2년여가 지나 강정호가 케네디에게 같은 감정을 안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