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 삼성 승계 작업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기자들의 취재 뒷 얘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이재용 부회장 (자료사진)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마무리까지 투명하고 설득력있는 승계가 이뤄질 것인지 온국민이 주시하고있다.

이 부회장이 합병회사의 최대주주로서 그룹에 대한 지배력 굳히기에 속도를 내면서 다음 카드는 또 무엇으로 '깜짝쇼'를 할 것인지 주목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탄력을 받아 내친김에 삼성전자와 SDS합병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는 얘기가 재계안팎이나 증권가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29일 기준 제일모직 주가는 일주일 사이 17.4%, 삼성물산은 13.9% 각각 급등한 것도 눈에 띄지만 삼성SDS 주가가 26.4%나 오른 것이 이 같은 기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특히 증권가에서 보는 삼성전자와 SDS합병 가능성을 높게 보는 근거는 이렇다.

삼성SDS 주식 19.05%를 가진 이 부회장 3남매(이부진, 이서현 포함)가 그룹 핵심기업인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최대 수혜주는 삼성SDS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련 주식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 3남매는 삼성SDS 최대 주주이고 따라서 삼성SDS가 삼성전자와 합병하게 되면 삼성전자보다는 삼성SDS 쪽에 유리한 비율로 합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합병 성사를 전제로 지금 삼성SDS 주식을 사면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훨씬 싸게 사는 것이라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공공연히 얘기할 정도다.

삼성그룹 3남매 (왼쪽부터)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사진=박종민기자)
◇ 합병의 명분 시너지 뒷전…3남매 지분 공고화 초점

승계 작업은 합병 뿐 아니라 앞으로 여러 가지 방법과 모양으로 속도를 낼 것이 분명해 보인다.

승계 작업이 고도로 계산돼 적절한 시점을 고려해 가며 이뤄지고 있지만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보다 경영권 승계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시너지를 노린 사업재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이 부회장 3남매의 지분 공고화 목적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합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합병에 대해 '터무니없는 합병이유', '분명한 권력이동'이라고 꼬집으며 국민들 반응이 싸늘하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포스트 이건희의 삼성'을 위해서는 승계 작업이 합당한 지에 대한 사회적 승인이 필요하다는 논조의 얘기도 덧붙였다.

국내 대표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선도하고 본을 보여야 할 부분이 많은 삼성으로서는 이번 승계 작업을 통해 멋지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삼성이 수 조원에 달하는 상속 비용 마련에서부터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 짓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고 많다.

승계 작업이 막판으로 치닫게 되면서 편법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투명성을 담보 받을 수 있을지 여전히 우려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다.

삼성은 승계 작업에 '어떻게'라는 물음보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더 분명하고 정확하게 얘기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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