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김성제 감독 "결국 '염치'에 관한 영화"

우여곡절 끝에 오는 25일 개봉…"재밌게 만든 작품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행복"

김성제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을지로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소수의견'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법이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거창한 물음을 던지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작업을 하면서 결국 염치(체면을 생각하거나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에 관한 영화라고 믿게 됐다. (촬영을 마치고) 만 2년이 지난 지금, 영화를 보면서 여전히 현재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개봉을 앞두고 좋아해야 할지 안타까워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2일 서울 을지로에 있는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소수의견'(제작 ㈜하리마오픽쳐스)의 제작보고회 현장. 배우 윤계상 유해진 김옥빈 김의성 권해효와 함께 이 자리에 선 김성제 감독은 "촬영을 마친지 오래 됐는데, 개봉도 못하고 구설에만 오르면서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이 영화가 공개 못할 만큼 못 만들었나'라고 자책하며 보낸 시간이 많았다"고 말했다.

영화 소수의견은 우여곡절 끝에 오는 25일 개봉한다. 김 감독은 "소수의견은 국가가 은폐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송이 변호사들이 검찰 전체를 상대로 대결을 펼치는 영화"라며 "강제철거 현장에서 벌어진 비극을 법정 공방으로 다루면서 긴장과 흥미를 유발하려 했던 대중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용산참사를 언급하며 "정확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모두 허구다. 극중 인물들도 실존하지 않는다"며 "기시감을 주는 사건이 근저에 있기에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배우 권해효(왼쪽부터), 유해진, 김성제 감독, 김옥빈, 윤계상, 김의성이 2일 오전 서울 을지로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소수의견'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영화 소수의견은 탐정물"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견해다. 의뢰인이 특정 사건을 들고 찾아왔고, 이후 그 배후와 진범을 밝혀낸다는 점에서 탐정물의 장르적 형식을 따른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우리 영화에는 탐정물이 지닌 박력과 흥미를 유발하는 동기가 있다"며 "한 편의 법정드라마로서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 영화는 잘 알려졌듯이 작가 손아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뒀다. "진지한 질문을 재밌게 풀어낸 소설"이라는 것이 원작에 대한 김 감독의 평이다.

그는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했기에 덜 어려웠다. 이 점에서 현실적으로 공들인 취재는 법정 그 자체였다"며 "특히 안타까운 사건이 많은 국민참여재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그 드라마틱한 사건을 다룬 법정 참관을 많이 했고, 참관 뒤 국선 변호인들에게 고단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영화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들이 소수의견을 영화적으로 즐기시면서 이 시대를 살면서 지녀야 할 염치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흥미로운 법정 드라마로 보시든, 의미 있는 사회 드라마로 보시든 결국 관객의 몫이다. 개봉까지 2년이나 걸렸지만, 만들면서 재밌었고 관객과 만나게 돼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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