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잠복기가 아닌 증상 발현 이후 대규모 인원과 접촉했을 개연성이 높아, 세계 첫 '4차 감염' 발생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35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D병원에 입원한 14번(35) 환자와 접촉했고, 이를 인지한 병원측은 자택에서 쉴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 환자는 30일 서울 강남의 모 재건축 행사에 참여했고, 여기엔 1565명이 있었다. 이 환자는 하루 뒤인 31일 시설 격리됐고, 4일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상 발현 이후 밀폐된 공간에서 상당 시간 접촉했다면, 대규모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35번 환자는 이날밤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 "증상이 처음 생긴 건 31일 오후"라며 "메르스 환자의 접촉한 사실도 그날 처음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환자가 '3차 감염자'임을 감안하면, 세계 최초로 '4차 감염'이 이뤄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증상이 언제 시작됐느냐를 놓고는 진실 게임 양상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4일까지 '3차 감염자'는 여섯 명이나 발생했고, 이 가운데 대전 E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다가 숨진 80대 남성은 사후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 첫 '3차 감염자 사망' 사례까지 한국에서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 지금까지는 거론조차 안된 '4차 감염'까지 임박하면서, 사태 발생 보름이 지나도록 '주의' 단계를 유지해온 방역 당국의 오판과 부실 대응은 책임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35번 환자가 접촉한 1565명은 이날 현재 격리중인 전체 대상자 1364명보다도 200명이나 많은 규모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애써 외면했을 뿐, 4차 감염이 이미 발생했을 개연성에도 주목한다.
당국은 지금까지 경기도 평택 B병원에서 감염된 27명 모두에 대해 최초 환자인 1번(68)씨로부터 비롯된 '2차 감염'이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다보니 1번 환자에겐 '수퍼 전염자'(Super-Spreader)란 오명 아닌 오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쓰지도 않았는데 감염된 6번(71)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국 스스로도 의아하게 여겼지만, 어디선가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별다른 해답은 내놓지 못해왔다.
9번(56), 11번(79·여), 12번(49·여), 13번(49), 14번(35), 15번(35), 16번(40), 17번(45), 18번(77·여), 19번(58·여), 20번(60), 21번(40), 22번(59·여), 23번(39·여), 26번(43), 27번(55), 29번(77·여), 29번(77·여), 32번(54), 33번(47) 환자 등이다.
이들이 1번 환자에게 감염된 게 아닌 '3차 감염자'일 경우, 16번 환자에게 감염된 24번(73), 25번(78), 30번(60), 31번(69), 숨진 36번(82) 환자도 '4차 감염자'란 얘기가 된다.
따라서 이번에 35번 환자가 접촉한 1565명 가운데 확진 환자가 나올 경우, 지금까지는 듣도 보도 못한 '5차 감염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이에 따라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사람들만 격리 관찰했던 정부 당국의 오판 및 초동 대처는 물론, 3차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뒤로 미뤄온 행태에 대해서도 거센 비판이 일 전망이다.
당국은 메르스 유입 보름이 지난 이날 현재까지도 "전국적인 3차 감염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위기 경보 '주의' 단계를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