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머문 시간도 짧은 데다 잠복기를 지나도록 전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뒷북 공개'로 후폭풍을 맞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평택푸른병원(푸른내과) 김모 원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환자가 병원에 머문 건 5분밖에 안됐다"면서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자가 격리를 했던 의료진에게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이제 와서 공개하느냐"고 말했다.
이곳에는 79세 여성 메르스 환자의 50대 아들이 지난달 23일 찾아와 몸살 증상으로 주사를 맞았으며, 닷새 뒤 어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 남성도 지난 3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김 원장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난 4일 통보를 받은 뒤 병원 문을 닫고 저와 간호사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면서 "환자와 접촉한 지 14일이 지나 이제 병원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안전한 상황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도 함께 발표 해줘야지 이렇게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하면 어쩌란 거냐"며 "앞으로 환자가 오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환자가 5분 이상 머문 약국도 있는데, 왜 약국은 명단 발표를 안하느냐"고 말하고, "도대체 올바르게 행정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5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측은 "환자를 치료한 게 죄는 아니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철저하게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했는데, 그런 부분은 정부 발표에서 빠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미 SNS 상에서 '건양대병원이 바이러스에 오염됐다. 가지말라'는 말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오히려 이번 정부의 명단 공개로 그런 오해를 풀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 인식이 굳어질까 불안하다"는 것이다.
명단이 공개된 또다른 병원 가운데 일부는 "책임자가 없다"면서 명단 공개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일부 개인병원들은 휴일인 관계로 전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