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자택격리'…체계적 대책·당사자 협조 시급(종합)

메르스 자택 격리자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관리 방안이 시급하다. 일부 자택 격리자들의 무단 이탈이 미치는 지역사회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8일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아 대전지역 확진 환자(90번)로 분류된 충북 옥천의 남성(61)은 지난 1일부터 자택 격리 대상자였다.

하지만 3일 발열 증상으로 옥천의 제일의원을 찾았고, 6일에는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옥천 성모병원을 거쳐 대전 을지대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결국 이 남성이 거쳐간 옥천의 병원 2곳과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이 9일 폐쇄됐다.

옥천 보건소는 “해당 남성에 대해 8일에서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통보받았으며 해당 남성은 자신이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사실을 말하지 않아 확인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대전 을지대병원 역시 “남성이 메르스 확진자가 집중 발생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진료 사실을 이틀이 지나서야 밝혔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도 자택 격리 대상자가 임의로 병원을 찾아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공주의 집에 격리됐던 92번 환자(28)는 지난 8일 오전 고열이 발생해 혼자 택시를 타고 동네 병원에서 1시간 정도 머물며 처방을 받았다.


공주시 보건소는 92번 환자가 집을 나와 혼자서 병원에 간 것을 확인하고 구급차를 보내 공주시 의료원으로 옮겼고,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 이날 오전 1시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인 92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이 병원의 응급실에 들른 6번 환자와 접촉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확진 판정 뒤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져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충남도 대책본부는 역학조사반을 가동해 92번 환자가 탔던 택시와 병원 대기실 및 의료진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였고 병원 측에서도 전날 오후부터 일반 환자들을 되돌려 보내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이 밖에 충남에서는 9일 오후 1시 현재 이 남성을 제외한 보령 2명과 당진 1명, 부여 1명 등 모두 4명의 자가 격리 대상자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도 대책본부 확인 결과 이들은 주소지에 살고 있지 않거나 인적 사항과 연락처 등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본부는 이에 따라 경찰과 함께 휴대 전화 위치 확인과 탐문 등을 통해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대전의 한 50대 여성 자가 격리자가 일행들과 함께 울릉도 ‘섬’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힌 것은 물론 해당 여성이 강제 귀가 조치되기도 했다.

보건 당국이 자가 격리자에 대해 하루 두 차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현재 자가 격리자에 대한 관리가 사실상 당사자의 양심에 맡겨진 상태인데, 자칫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관계 당국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당사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메르스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충남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최근 메르스 환자들에 대한 정보에 혼선이 빚어짐에 따라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도 대책본부는 정부가 갖고 있는 확진 환자 정보와 일선 시·군 정보를 대조하는 등 10일까지 정정 작업을 끝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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