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구조조정 '항명'한 계열사 CEO '해임'

대우인터 전병일 사장 "우량자산 아닌 부실자산 정리해야" 반대 글

포스코그룹이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전병일 사장을 해임하기로 9일 결정했다. 그룹의 구조조정안에 공개 반대한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보인다.

전 사장은 지난달 말 사내 게시판에 "포스코 구조정은 우량 자산이 아닌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는 글을 올리며 그룹의 구조조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에 대한 그룹의 매각 검토에 대해 전 사장이 공개 반대한 것을 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수뇌부는 전 사장의 사표를 곧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지난달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전 사장을 포함한 25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은 바 있다.


전 사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포스코 쇄신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사퇴하는 계열사 CEO가 된다. 전 사장은 지난 1977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대우인터내셔널을 거친 '대우맨'이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부문 매각을 검토하면서 대우인터내셔널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얀마 가스전을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검토한 바 있다.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로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이 술렁이자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 사내게시판에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에 대한 적극적 대응 시작'이라는 제목의 매각 반대글을 올렸다.

1967년 대우실업으로 창립된 대우인터내셔널은 과거 대우그룹의 모태기업이기도 했으며, 2010년 10월 포스코 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도 그룹의 경영방침에 자주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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