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현재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이름에서 가져온 ‘지메시’라는 별명처럼 그의 존재감은 진짜 메시와 견주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지소연은 지난해 1월 일본 무대를 떠나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첼시 레이디스에 입단하며 한국 여자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하위권을 전전했던 첼시 레이디스는 지소연의 입단 이후 리그 정상급으로 올라섰다.
이적 후 첼시 레이디스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지소연은 잉글랜드 진출 두 번째 시즌 만에 동료들이 뽑은 최고의 선수로 당당히 인정받았다. 에당 아자르(첼시)와 함께 잉글랜드프로축구협회(PFA)가 뽑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알렸다.
대표팀에서도 지소연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A매치 75경기 38골로 역대 한국을 대표해 A매치에 나선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2006년부터 15세 어린 나이부터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지소연에게는 당연히 처음 출전하는 월드컵이다. 한국 여자축구의 월드컵 출전은 2003년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이번 대표팀에 지소연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가 생애 첫 월드컵이다. 12년 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경험한 이들은 공격수 박은선(로시얀카)과 골키퍼 김정미(인천 현대제철)뿐이다.
아무리 유럽에서도 정상급 선수라는 공식 인증을 받은 지소연이지만 처음 나서는 월드컵이 주는 부담이 컸던 것일까. 지소연은 10일(한국시각) 한국이 0-2로 패한 브라질과 조별예선 1차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에 그쳤다.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는 당연했다. 여기에 한국의 공격을 홀로 이끌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이 경기에서 지소연은 공격에 집중하기보다 사실상의 ‘프리롤’을 맡아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하지만 상대가 브라질인 만큼 공격을 하는 시간보다 수비하는 시간과 횟수가 많았다.
후반 들어 유영아를 대신해 정설빈(이상 현대제철)이 투입되며 공격이 살아나자 지소연의 활약이 뒤늦게 빛을 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공격 기회가 절대적으로 적었던 탓에 지소연의 발끝은 빛날 기회가 없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브라질이 E조의 최강이라는 것. 다음 상대인 코스타리카와 스페인은 충분히 승리를 노릴만한 수준이다. 한국이 FIFA 랭킹 18위로 스페인(14위)보다는 낮지만 37위 코스타리카와 1-1로 무승부에 그친 만큼 '윤덕여호'가 1패 뒤 2연승을 노리기에는 충분한 조건이 갖춰졌다. 그 중심에는 지소연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