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변조' 교사 사칭…16억 뜯어낸 30대女 중형

자녀가 다니는 학교 학부모회장을 하며 알게 된 학부모들을 상대로 교사인 것처럼 속여 수억 원을 뜯어낸 3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심우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설모(38·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설씨는 2012년부터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지내며 친해진 같은 학교 학부모 A씨에게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2012년 3월부터 이 학교 교사인 것처럼 목소리를 바꿔 A씨에게 전화해 “학교발전기금으로 사용할 돈을 지원해 달라”고 속여 모두 6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설씨는 다음해 5월 또 목소리를 변조해 “학교발전기금을 낸 것이 문제가 돼 교육청 감사를 받게 됐다, 이를 무마할 돈이 필요하다”며 3100만원을 받았다.

한 달 뒤 “교육청 감사관에게 뇌물 준 것이 드러나 검찰 수사에 들어갔다, 돈을 주면 가벼운 죄로 바꿔준다”며 4500만원을 뜯어냈다.

설씨의 범행은 점점 대담해 졌다. 심지어 뇌물 수수 사건 때문에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A씨를 검찰청으로 데려가고, 재판 비용이 필요하다며 수시로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수법으로 모두 28차례에 걸쳐 모두 16억 원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설씨가 챙긴 돈으로 해외 여행 등으로 사용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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