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재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준비 착수는 여당 쪽이 빠르다. 지난달 '재입당 절차 간소화' 등 제도 정비를 마친 새누리당은, 서울 도봉갑을 비롯한 8개 사고당협 조직위원장 공모 심사에 착수하는 등 조직 정비에 매진하고 있다. 대구 수성갑·서울 영등포을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도 예정돼 있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대구 수성갑 지역구다. 현직 이한구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이곳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착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곳은 3년전 총선 때 40.42%의 '위협적 득표율'로 석패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김문수 대 김부겸'의 빅매치 성사 가능성이 있다.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은 충남 공주에 출사표를 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서울 종로 출마 가능성을 스스로 언급하고 나선 상태다. 권영세 전 주중대사 역시 서울 영등포을에 응모하기로 하면서 '중진 도전자' 대열에 섰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각자도생도 활발해, 강은희 의원도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냈다. 최봉홍(부산 사하을)·이에리사(대전 중구) 의원도 조직위원장에 응모했으며, 민현주·김상민 의원은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분구될 새 지역구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 당협위원장인 정인봉 전 의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밀어붙여 박원순 시장을 야당 대권주자로 키운 게 바로 오세훈 전 시장이다. 당원투표 등을 거친다면, 오 전 시장에 대한 종로 당원들의 분노가 똑똑히 확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비해 준비가 더딘 편이다. 현재 가동 중인 혁신위에서 조직·제도 및 인적 쇄신방안을 도출한 이후에나 총선대응 체계가 갖춰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 공천'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물갈이' 대상자들간 갈등도 예상된다.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보다는 늦지만, 선거구획정이나 선거제도 개선 등 '게임의 룰'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조급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도 비례대표 의원들 중심으로 지역위원장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불출마 선언을 한 이부영 전 당의장으로부터 후임자(서울 강동갑 지역위원장)로 사실상 낙점받았다.
최민희(경기 남양주)·임수경(경기 용인) 의원은 '분구 지역' 지역위원장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 의원은 경기 안산단원갑, 은수미 의원은 경기 성남중원에 각각 뜻을 두고 있다. 전남 순천·곡성에 도전한 김광진 의원은 여당 이정현 의원과의 맞대결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