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14일 "119번 환자의 역학조사 결과 평택 박애병원에서 52번(54·여) 환자와 시간적, 공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당국이 119번과 52번 환자의 접촉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책본부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두 사람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 의무기록 조사, CCTV 분석 등 여러 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당국은 119번 환자가 지난달 31일 박애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실에 주목, 때마침 같은날 이 병원에 들렀던 52번 환자를 전파자로 지목해왔다.
하지만 병원 CCTV 확인 결과 119번 환자는 당일 밤 11시 34분에 병원을 나갔고, 52번 환자는 17분 뒤인 밤 11시 51분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설'이 깨져버렀다.
이후로도 당국은 두 환자가 우연히 접수하거나 대기하는 공간 등에서 동선이 겹쳤을 가능성에 주목해왔지만, 결국 이날 두 사람의 접촉 가능성을 기각했다.
정은경 반장은 "119번 환자가 직업상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업무상 접촉자 명단을 파악해 조사했다"며 "하지만 환자나 접촉자는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감염 경로가 그야말로 오리무중에 빠진 셈이다.
119번 환자는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지난 2일부터 서울 국립의료원에 격리됐다가 3일 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했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돼 두 차례 검사를 더 받은 끝에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119번 환자는 지난달 26일과 28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친구와 만났지만, 이 친구는 음성 판정을 받아 감염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을 감염시킨 14번(35) 환자가 지난달 27일 평택 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 등을 경유한 점에 주목, 이미 '지역 전파'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