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방역에 구멍이 뚫린 삼성서울병원이 '2차 유행'에 이어 '3차 유행'에서도 유력한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메르스 유행곡선' 역시 바야흐로 세번째 봉우리를 그릴 태세에 들어갔다. 1차 유행지인 평택성모병원에서 지난달말 첫 봉우리를 그렸다면, 2차 유행지인 삼성서울병원은 이달초를 정점으로 두번째 봉우리를 만들었다.
봉우리가 두 개로 늘어난 것도 당국의 방역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제는 봉우리가 몇 개로 늘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통제불능' 상태다.
정부 방역망을 뚫은 환자들이 전국을 활보하면서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과 대전 을지대병원, 경남 창원SK병원 등은 일찌감치 '3차 진원지'로 지목돼왔다.
하지만 지난 12일로 최대 잠복기가 끝난 삼성서울병원이 방역에 치명적 허점을 드러내며 가장 유력한 '3차 진원지' 후보로도 떠올랐다.
막을 수 있던 2차 유행을 부실 대응으로 자초한 것도 모자라, 감염된 의사나 이송요원이 격리되지 않은 채 환자들과 열흘 가까이 접촉하도록 내버려뒀기 때문이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이 지난 2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증상이 있었는데도 10일까지 9일간 계속 근무했다"며 "노출된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덕철 총괄반장 역시 "제3의 새로운 '수퍼 전파자'가 되지 않도록 민관합동팀과 논의해 집중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게 됐다.
당국과 삼성서울병원이 또다시 방역에 실패하면서, 이미 5천명에 육박하는 격리자들의 최대 잠복기도 오는 24일까지로 열흘 넘게 연장됐다.
당국이 뒤늦게라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이번 메르스 확산 사태가 7월, 8월까지도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