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두께 그래핀 이용 가시광원 개발

그래핀 소자의 개념도. 그래핀의 양 전극에 전압을 가하면 빛이 발생하며, 그래핀에서 발생한 빛이 기판 하단에 반사된 빛과 간섭현상을 일으킨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원자 한층 두께의 그래핀만으로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는 가시광원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배명호 박사·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윤 교수·김영덕 박사팀은 16일 전구의 필라멘트처럼 그래핀을 공중을 띄우는 방법으로 원자 한 개 층 두께인 0.3나노미터의 그래핀 자체만으로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높은 전도도와 열전도율, 신축성, 투명성 등을 갖춰 차세대 발광소자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종전까지는 그래핀을 기판 위에 올려놓고 전류를 흘려보냈기 때문에 대부분 전자에너지는 기판의 열에너지로 빠져나가 그래핀 내부 전자의 온도를 효율적으로 높일 수 없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에 떠 있는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그래핀을 만든 다음 수 볼트의 전압을 가한 결과, 내부 전자의 온도가 3,000켈빈(2,727℃)까지 높아지면서 밝은 가시광선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배명호 박사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윤 교수·김영덕 박사.
또 그래핀과 실리콘 기판의 거리를 조절하면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는데, 이는 그래핀에서 방출된 빛이 기판바닥으로부터 반사돼 나온 간섭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그래핀과 기반바닥의 띄워진 간격이 1,000나노미터일 때는 노란색, 900나노미터 이하일 때는 붉은색 빛이 방출된다.

KRISS 양자측정센터 배명호 박사는 "공중에 떠있는 그래핀에 수 볼트의 전압을 걸어주면 그래핀 내부 전자의 온도가 태양표면 온도의 절반 수준인 절대온도 3,000켈빈에 이르게 돼 매우 밝은 빛의 관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김영덕 박사는 "그래핀을 다른 물질과 결합해 발광소자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는 있으나, 그래핀 자체가 밝고 다양한 빛을 구현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유연하고 경제성이 뛰어난 그래핀의 성질을 적절히 이용하면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및 광컴퓨터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온라인판(한국시각 기준 16일 새벽 0시)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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