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비정규직, 신종플루 때도 관리 못 받아"

의료기관 감염관리 평가에도 포함 안 돼.

- 비정규직 감염관리 대상 배제, 누적된 문제.
- 적절한 교육, 방호복 등 지급 못 받아…
- 병원 대형화, 과잉 투자로 재정손실 발생.
- 인건비 절감 책으로 인력 외주화 늘어나.
- 청소, 급식, 시설관리 70% 이상이 비정규직.
- 고용 책임 없다고 감염관리 대상도 아니다?
- 기계적 분류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 우려 높아져.
- 국민들은 제대로 된 관리 평가 요구하고.
- 정부는 하청 덜 쓰는 병원에 인센티브 제공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6월 15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실장)

◇ 정관용> 삼성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으로 일하다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있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관리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이게 알려져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참 믿고 싶지 않은 뉴스인데요. 병원 내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상 문제,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기획실장에게 들어 보겠습니다. 변 실장님, 나와 계시죠?

◆ 변혜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정말 저는 믿고 싶지 않은 뉴스인데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 이 확진환자 나온 후에 정규직은 특별관리대상에 포함시키고 비정규직은 그렇지 않고, 이게 맞습니까?

◆ 변혜진> 네, 뭐 그렇게 된 상황이고요. 사실 이 문제는 예견된 문제이기도 했고 사실 누적됐었던 이런 인력관리문제가 이번 문제에 터진 거라고 생각이 좀 듭니다.

◇ 정관용> 예견됐다? 또 누적된 문제다? 무슨 뜻이죠?

◆ 변혜진> 병원감염관리에서 병원노동자들 중에 병원 내 업무를 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외주화가 됐어요. 하청노동자도 대부분 다 관리가 되다 보니까 그런 비정규직이나 하청노동자 분들에 대한 감염관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메르스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어서 위험한 병 감염에 대해서 관리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분들은 적절한 무슨 교육이나 방호복이나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 배제가 됐었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이 감염이 되면 당연히 환자들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이분들에 대한 감염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계속 지적이 됐었는데 이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 이번에 메르스로 큰 문제가 된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말씀이 맞나 봐요. 삼성서울병원 한 곳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대전대청병원도 파견 근무했던 컴퓨터 요원이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고 그러고 서울아산병원의 청원경찰은 마스크도 지급을 못 받았다고 그러고. 참 병원에 어떤 일들이 요즘 그렇게 외주화 되고 있습니까? 비정규직 직원들은 주로 어떤 분들이에요?

◆ 변혜진> 많은 분들이 삼성서울병원 보시면서 정말 현실을 보시겠지만 병원이 굉장히 대형화 됐거든요. 그리고 증축도 굉장히 많이 하고 모든 병원들이 병원을 크게 짓고 대형화하고 그리고 새로운 신의료기술이 건강보험이 안 되고 많이 찍을수록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런 과잉투자나 과잉설비가 굉장히 많아졌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그러다 보니까 그것에 대한 재정손실분이 생길 거잖아요. 그거 다 인건비 절감의 방안으로 가지고 왔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병원에 사실 환자가 와서 입원을 하고 환자가 퇴원할 때까지는 환자 치료의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거기서 근무하시는 분이나 그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업무들은 다 쪼개서 인건비를 절감한다고 하청이나 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계속 절감을 해 왔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병원에 자주 보시는 분들이 의사와 간호사 이랬을 텐데, 사실 병원에 환자들이 왔을 때 병원에서 이송을 전담해 주시고, 이번에 감염되신 환자분이신데 응급실에서 병동으로도 환자를 이송해 주시고 그 다음에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깨끗해 보이는 병원의 환기구나 시설이나 이런 것들을 다 처리해 주시는 분들 또 지하에서 일하시는 시설관리하시는 노동자 분들이 계시고 그 다음에 입원했을 때 깨끗한 음식, 무균 음식을 먹게끔 하는 분들은 식당에 있는 아주머니 분들이고 그다음에 메르스 치료하고 나면 여러 가지 물품이 나오잖아요. 의료용구나 이런 것들을 소독을 다해서 잘 치워야 되는데 그런 청소 노동자분들이 계시고. 이런 분들이 대부분 외주,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분들이신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우리 눈에 보이는 의사, 간호사 빼고 나머지 요원들은 대부분 다…

◆ 변혜진> 거의 다 요즘에 그렇게 되고 있고요. 그래서 청소, 급식, 시설관리하시는 분들은 70% 이상이 지금 비정규직이시고요. 병동에서 예를 들면 침대보를 교환하고 환자를 이송하고 도구를 운반하고 이러시는 분들을 진료보조업무라고 하거든요. 이런 분들도 50% 이상이 지금 비정규직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아니 그런데 그래서 비정규직 분들이 인건비가 더 정규직보다 싸고 이거는 경제적으로 접근할 어떤 하나의 쟁점인데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면서 감염관리대상에서 그분들은 뺀다는 게 이게 말이 됩니까?

◆ 변혜진> 그렇죠. 정말 말이 안 되는 문제인데 이 메르스 이전에도 주사기에 찔리는 청소 노동자들의 감염문제들은 많이 언론에서 나오긴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병원관리, 병원감염관리는 통일되어야 하고 일원화되어야 하고 촘촘하게 이루어져야 되는 거거든요. 그래야 정말 감염을 막는 거거든요. 그리고 특히 병원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면 알겠지만 감염확산의 주요요인 자체가 사람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의료인력이라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변혜진>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한 관리가 1차적이었어야 했는데 이번에 삼성서울병원에서도 말이 안 되는데 이분들은 비정규직이라서 우리가 관리대상이 아니었다, 이분들은 감염을 시킬 사람이 아니었다, 이렇게 보는 게 지금 말이 안 되는 얘기인데요. 이게 이럴 수밖에 없는 게 자신들의 고용 관계상에 책임이 없으니까 감염관리대상의 책임도 아니다라고 그냥 판단을 해버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병원관리, 그러니까 감염관리의 대상으로서는 당연히 병원이 책임져야 되는 그런 관계에 있었던 건데 고용관계로만 생각하고 이분들에게 워낙 지원을 병원 자체가 하는 게 없으니까 아예 기계적으로 대상에서 빼놓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고 그러다 보니 감염은 직접이었으나 고용관계는 간접인 이런 아주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했고 이것이 굉장히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시는 지역사회로까지 번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사태를 낳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참…병균이나 바이러스가 정규직하고 비정규직을 가려가며 침투한답니까?
그런데 제도상으로도 말이에요. 이렇게 비정규직이나 간접고용, 이런 사람들은 의료기관 평가인증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다면서요?

◆ 변혜진> 네, 문제가 우리나라에서 인력을 어떻게 고용하고 어떻게 관리하느냐라는 것을 보는 게 의료법하고 관련된 게 파견법 정도밖에 없는데 이 의료법, 파견법에는 의료인 그러니까 의사와 간호사 그다음에 의료기사, 방사선과, 임상병리사 이 정도까지만 관리규정에 있고 나머지는 아무런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제도의 사각지대라고도 볼 수 있고요.

두번째는 그나마 병원, 감염관리를 하는 어떤 평가제도가 의료기관 인증제도라는 게 있어요. 이거를 4년에 한 번씩 하기는 합니다만 이 의료기관 감염관리 인증제도 자체에 비정규직 병원인력은 아예 포함되어 있지가 않아요. 인력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이 카운트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뭐 아예 어떻게 되고 있는지 볼 수도 없고 정부가 하고 있는 관리대상에서 빠지고 그렇게 됐는데 시민사회단체에서 굉장히 오래 전부터 병원에 이런 간접고용 비정규직분들이 굉장히 주된 상시지속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에 관해서 이분들에 대한 인력관리를 병원 인증평가에 넣어야만 제대로 감염관리가 된다라고 계속적인 요구를 해왔는데 그것에 대해서 정부가 계속 무시를 했고 병원협회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고요.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인건비를 감소시키려고 했던 게 다 드러나니까 그래서 정부와 병원협회가 핑퐁을 하면서 이 문제가 그냥 법제도의 아무런 개선 없이 지금 이렇게 되어 있다가 문제가 이렇게 확산된 거죠.

◇ 정관용> 사실 제가 법제도를 질문 드리기는 했습니다만 사실 이건 법이나 제도 이전의 문제죠.

◆ 변혜진> 아, 그렇죠.

◇ 정관용> 전염병이 돈다, 정규직은 마스크도 쓰고 교육도 받는데 비정규직은 그런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러면 그 비정규직이 만약 감염되면 그게 다시 정규직한테 안 간답니까?

◆ 변혜진> 그렇죠.

◇ 정관용>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관리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사람들인데 그걸 안 한다?

◆ 변혜진> 예를 들면 신종플루 때도 정부가 지원하는 무상예방접종이 있었는데 독감에 대해 예방접종하고 마스크 지원이 있었는데 그거를 딱 보고된 정규직 노동자분만 보냈어요, 병원 인력분만. 그 비정규직 분들은 같이 일하는데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분들 마음들이 어땠겠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막 노동조합에 항의를 하고 이래서 그때 접종을 해야만 다른 사람들한테 안 옮는다, 그게 감염 예방이잖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비정규직은 안 걸리고 정규직 걸리고 이런 게 아니니까 그랬던 해프닝도 있어요. 그런 것처럼 이게 지금 말이 안 되는 사태가 계속 벌어지고 있었죠.

◇ 정관용> 시급히 이거 정말 최소한의 이런 거라도 고치려면 뭐부터 해야 합니까?

◆ 변혜진> 일단 이번 사태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 병원에 겉에 보이는 공간 안에 굉장히 많은 직종을 가진 분들이 일을 하고 계시는구나라는 것을 아마 아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환자가 되어서 병원에 갔을 때 내가 어떻게 이송이 되고 내가 거기서 또 응급실에 도착하면 어떻게 병원으로 또 이송이 되고 그다음에 내가 먹는 밥은 누가 짓고 내가 퇴원할 때까지 어떤 사람들이 나를 돕고 있는지 그리고 진료보조하고 계신 분들은 정규직인지 아닌지를 이런 것을 보시게 됐을 것 같은데, 현행법으로는 사실 이렇게 비정규직이 막 30%씩 늘어나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만 많은 국민들이 내가 올바르게 내가 안전하게 진료 받으려면 병원의 인력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고용관계가 투명해야 한다라는 것들을 요구하시고 이런 것들을 법제화하자.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의료기관인증평가, 감염관리의 평가일 때 그 병원의 인력수준을, 제대로 된 정규직, 지속가능한 업무를 하시는 숙련노동자들이 계속 있는지 이런 것들을 제대로 평가해서 국민에게 알려 달라라고 국민들이 이번에 좀 요구하시는 이런 게 필요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그렇게 제대로 인력을 쓰고 하청이나 비정규직을 많이 쓰지 않은 그런 병원들에게는 거꾸로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 왜냐하면 국민들한테 좋으니까요, 그렇게 하겠다라고 해서 이런 문제들을 인건비를 막 감축하고 비정규직을 쓰고 이런 문제들, 그분들이 나서서 요구해서 바꾸게 할 수 있고요.

제가 백번 양보해서 어쩔 수 없이 지금 현재 간접고용의 노동자들이 있잖아요. 그분들에게도 감염관리만큼은 그러니까 자기자신의 몸의 건강도 관리할 수 있고 그렇게 관리가 되어서 환자들에게도 옮기지 않고 그래서 안전한 병원을 만들 수 있는 그런 문제만큼은 차별하지 말자, 간접고용자들이든 비정규직이든 그들에게도 안전한 보호복도 주고 그리고 교육도 할 수 있도록 해 주고 그리고 내가 몸이 아프면 이번에 9일 정도 일을 하셨잖아요, 그분이 얼마나…내가 잘리면 어떡하지? 내 업체가 내년에 계약 안 되면 어떻게 하지, 이런 문제들 때문에 그 아픈 몸을 갖고 일을 하셨을 텐데 그런 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가 몸이 좀 아프면 누군가에게 얘기를 해서 그것들을 책임지고 그분들의 사후조치를 취할 수 있고 병원이잖아요, 병원은 사람을 치료하는 공간이니까 그런 게 될 수 있도록 좀 만들자라는 것들이 이번에 좀 요구되어서 정말로 제대로 병원이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병원 인력의 안전, 일하시는 분들의 안전 이런 것들이 좀 구체화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맞습니다. 참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이고 저는 그냥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네, 고맙습니다.

◆ 변혜진> 네.

◇ 정관용>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기획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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