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허를 찌른 김수연의 '환상의 슛터링'이 한국 여자축구에 월드컵 사상 첫 승을 선물했다. 또한 여자축구는 12년 만에 다시 진출한 여자 월드컵 무대에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의 랜스다운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조소현과 김수연의 후반 연속 골에 힘입어 스페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승1무1패로 승점 4점을 확보한 한국은 같은 시각 브라질에 0-1로 패한 코스타리카(2무1패)와 스페인(1무2패)을 제치고 조 2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드시 스페인을 이기고 브라질-코스타리카전 결과를 지켜봐야 했던 한국은 전반 29분 선제골을 내주고 흔들렸다. 베로가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그동안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최전방 공격수 박은선을 투입해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주도권을 내줬다.
후반 8분 반격의 서막이 열렸다. 강유미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소현이 머리로 받아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한국은 동점골이 터진 뒤 컨디션이 100%가 아닌 박은선을 빼고 유영아를 투입했다. 활발한 움직임, 특히 측면 공격을 통해 스페인 골문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결국 승부가 뒤집혔다. 김수연이 후반 33분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크로스를 예상했지만 김수연이 찬 공은 골키퍼의 키를 넘어 골대 안쪽 구석을 찔렀다. 환상적인 골이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2-1로 앞선 후반 44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대표팀은 두번의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끝까지 1골 차 리드를 지켰다.
후반 종료 직전, 스페인의 소냐가 때린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밖으로 튀어나가자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로써 한국은 3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한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 F조 1위를 차지한 프랑스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