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 합병 반대 대중 여론몰이

일반 공개용 인터넷 사이트 개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중 여론몰이에 나섰다.

합병 결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엘리엇은 18일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추가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www.fairdealforsct.com)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는 기존에 발표한 보도자료 및 이번 합병안에 대한 자신들의 공식적 견해를 담은 27페이지 분량의 프리젠테이션 파일이 게재돼 있다.

엘리엇은 이 자료를 통해 삼성물산 합병 작업의 '불공정성'과 '불법성'을 거듭 주장했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 계약은 삼성물산을 심각하게 저평가했고 제일모직 주식의 시장 가치가 극단적으로 고평가됐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며 "합병이 되면 삼성물산 주주들은 제일모직 주주들을 위해 7조8천억원의 장부 가치를 포기해야 하는 처지"라고 주장했다.

합병안 결정 직전 시기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1대 0.35의 합병 비율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건설업종의 업황 부진으로 삼성물산 뿐 아니라 다른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 이하로 낮은 수준이라는 삼성그룹 측의 반박도 재반박했다.

엘리엇은 5월 25일 기준 PBR이 삼성물산 0.64, 현대건설 0.98, GS건설 0.66, 대림건설 0.68로 엇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삼성물산의 자산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기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등 계열사 지분을 제외하고 다시 계산하면 삼성물산의 PBR이 -0.06으로 기형적으로 낮은 상태라는 설명이다.

엘리엇은 합병 발표일을 기준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4.1%), 삼성SDS(17.1%), 제일기획(12.6%), 삼성엔지니어링(7.8%) 등 삼성 계열사 지분 가치는 12조4000억원으로, 삼성물산 시가총액 8조1000억원의 1.5배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삼성물산의 저평가된 주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엘리엇은 "제일모직 상장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심각한 저조 양상을 보였다"며 "시장이 제일모직과의 불공정한 합병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점이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일모직 상장 이후 대형 건설주가 평균 26.1% 상승하는 동안 삼성물산은 오히려 11.8%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또 삼성의 복잡한 순환 출자 구조의 문제도 거론했다.

이번 합병이 진행되면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SDI→제일모직,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전기→제일모직 등의 5개의 순환 출자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제일모직이 이건희 회장과 더불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돼 사실상의 금융지주회사가 됨으로써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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