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한 "韓 떠난다니 3살 아들도 울더라"

부상으로 KBO 리그 떠나는 LG 내야수 인터뷰

'LG와 한국을 잊지 마세요' 부상으로 한국 무대를 떠나는 LG 내야수 잭 한나한(오른쪽)과 첫째 아들 조니.(자료사진=LG, 스카이스포츠 중계 캡처)
프로야구 LG 외국인 내야수 잭 한나한(35)이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기고 간다고 했다.

한나한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인터뷰를 갖고 KBO 리그를 떠나는 심경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한나한이 자청해 이뤄졌다. 프로야구는 물론 축구, 농구, 배구 등 외국 선수가 고별 인터뷰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먼저 한나한은 "한국에서 정말 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기억 만들었는데 아쉽게 돌아가게 됐다"면서 "팬들은 물론 사장과 단장, 감독님, 선수들 등 구단의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나한은 올해 32경기 타율 3할2푼7리 4홈런 22타점을 올렸지만 허리 부상이 도져 결국 하차하게 됐다. LG는 15일 루이스 히메네즈를 영입하면서 한나한을 웨이버 공시한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때 당한 종아리 부상이 컸다. 한나한은 "경기에서 바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좋았겠지만 부상으로 그러지 못했다"면서 "무엇보다 팬들과 구단에 있는 모든 분들 코칭스태프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치 않은 몸에도 헌신했다. 이날 "재활을 해봐야 알겠지만 다시 야구를 할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한나한은 "야구의 가장 큰 매력은 모두가 승리를 위해 자신의 일을 해야 팀이 이기는 부분"이라면서 "예상치 않은 부상으로 나도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당시 팀이 부상도 많고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라 통증이 조금 있었지만 스스로 올라가서 뛰겠다고 얘기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13일 한화전) 허리에 이상이 와서 병원 진단을 해보니 재활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자신은 물론 가족도 한국에 정이 많이 들었다. 한나한은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일본(메이저리그 도쿄돔 개막전)에서도 야구를 했지만 한국만큼 팬들의 열정이 넘치는 곳은 처음"이라면서 "야구장 밖에서도 나를 반겨주고 가족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줬는데 정말 감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첫째 아들 조니(3)도 한국에 푹 빠졌다. 한나한은 "집 근처 영어 유치원을 두 달 정도 다녔는데 낯설고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집에 오면 다시 가고 싶다고 할 정도"라면서 "유치원에서 유일한 미국 아이지만 잘 지내고 있고, 다시 미국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집에 가기 싫다'고 울더라"고 웃었다. 한나한은 아내 제니와 둘째 아들 레니 등과 함께 지냈다.

한나한은 한국 야구에 대해 "충분히 세계에서도 통할 만큼 수준이 높다"면서 "짧은 시간이라 거명하긴 어렵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선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속팀 LG에 대해서는 "야구는 업다운이 적고, 신구 조화가 잘 되는 팀이 최고"라면서 "LG도 그런 부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LG로 온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한나한은 "다음 주 초 미국에 돌아가 재활을 한 뒤 향후 거취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LG가 은퇴 뒤 야구 업무(코치, 스카우트) 쪽 제안을 한다면 영광"이라면서 한국과 인연을 이어갈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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