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운명을 쥐다…김주하·손석희의 '평행이론'

김주하 전 앵커. (자료사진)
종합편성채널 MBN이 김주하 전 앵커 영입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제 김 전 앵커는 MBN의 이미지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지난 18일, 김 전 앵커가 MBN으로의 이직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3월 MBC를 퇴사한 김 전 앵커의 다음 행보를 두고 TV조선, JTBC 등 수많은 종편 방송사들이 거론됐지만 결국 MBN의 품에 안긴 것. 김 전 앵커는 7월 1일부터 MBN에 출근한다.

이전처럼 보도 프로그램에서 앵커로 활약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프로그램과 직급은 결정되지 않았다.

타 종편 방송사들의 러브콜에도 불구, 김 전 앵커가 MBN을 선택한 것은 채널 이미지가 결정적이었다.

MBN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종편 방송사들이 김주하 앵커와 접촉했을 때, 우리도 접촉을 했다. 그 이후에는 특별한 접촉이 없었다"면서 "그런데 6월에 만남을 가졌을 때 서로 좋은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전 앵커가 공정과 신뢰를 지향점으로 삼는 MBN의 보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MBN은 채널A나 TV조선 등 타 종편 방송사보다 특정 정치색을 띠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이 관계자는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는 방송이니,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앵커의 행보는 손석희 앵커의 JTBC 행을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 모두 친정 MBC를 떠나 종편 방송사로 적을 옮긴 탓이다.

보도본부 사장인 손 앵커는 JTBC 메인뉴스 프로그램 '뉴스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뉴스룸'은 세월호 참사 당시 사건에 진정성있게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손 앵커의 활약 없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방송사들이 오보로 지탄받고 있을 때, 손 앵커는 진도 팽목항에서 끊임없이 소식을 전했다.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며 신뢰를 쌓아나간 것이다.

그러나 최근 타 보도기관들과 연달과 마찰을 빚고, 손 앵커가 경찰에 소환되는 불상사를 겪기도 했다.

분명 JTBC와 타 보도기관들의 분쟁임에도 손 앵커 개인의 거취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그가 '뉴스룸'의 얼굴이고, 대중이 손 앵커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김 전 앵커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맡게 되든 김 전 앵커의 역량이 뉴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직급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힘의 정도도 중요하다. 손 앵커는 사장직을 맡으면서 JTBC 뉴스 전반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게 됐다.

김 전 앵커와 손 앵커는 오랜 시간 함께 MBC에서 동고동락했던 선후배 사이다. 그는 과거 자신의 에세이집에 '나를 키운 건 8할이 손석희라는 악몽이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다른 많은 언론인들처럼 그 역시 손 앵커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아온 것이 짐작 가능하다.

이제 김 전 앵커는 MBN에서 앵커 인생의 2막을 열게 된다. 본인 의도가 어떻든, 입사 전부터 떠들썩하게 MBN의 얼굴로 자리매김한 것도 사실이다.

'청출어람'.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낫다'는 이 고사성어의 뜻대로 김 전 앵커가 손 앵커에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칠 지, 모두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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