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는 21일 비공개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최재성 의원 카드를 관철시키려 했으나 이종걸 원내대표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22일 오전 최고위에서 다시 논의키로 하고 최종 결정은 미뤄졌다.
문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인선을 결정지었느냐'는 질문에 침묵하며 즉답을 피해갔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의니까요"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그는 "내일 발표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결정을 지나치게 급하게 하는 것 같다”며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쪽으로 결론을 바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 카드를 접어야 한다는 발언이다,
그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자기 계파가 아닌 한선교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려는 것과 같은 결단이 우리 당에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앞서 논의 과정에서 회의장 밖으로 이 원내대표의 고성이 들렸기 때문에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굳게 닫힌 문 밖으로 이 원내대표가 "당을 깨자는 것이냐"는 말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회의장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이 원내대표에게 "한 번만 더 논의합시다"라고 말하며 발길을 돌려세웠다.
이후 최재성 의원 이외의 대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이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비노(非盧·비노무현) 진영의 반발이 ‘불을 보듯이 뻔하다’는 것이 이 원내대표의 반대 논리로 전해졌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우윤근, 노영민 의원 등이 거론됐다"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두 사람 모두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두 의원 모두 친노 성향인데다, 우 의원은 사무총장보다 서열이 높은 원내대표 출신이어서 거론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당 안팎에서는 "우 원내대표의 경우 호남 출신이며 타협적인 성품이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 인사가 거론된 이유에 대해 "'구색맞추기' 인선을 하지 말고, 차라리 핵심 친노를 세워 '비선 논의' 의혹을 불식시키라"는 이 원내대표의 문 대표에 대한 비아냥거림이 담겨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후 비주류에 의해 '친노 계파 편향' 논란이 빚어질 경우 문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압박 의미도 담겨 있다.
한 최고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재성 의원을 임명치 않는다면 안 되는 이유를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내일 최고위에서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최재성 카드'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강행으로 인한 비주류 측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