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호남서 첫 혁신안 발표…민심의 향배는?

오늘 광주서 기득권 내려놓기 방안 등 공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23일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 첫 번째 혁신안의 ‘베일’을 벗긴다.

‘기득권 타파’, ‘기강 확립’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호남 지역에서의 혁신위에 대한 반감이 만만치 않아 본격적인 혁신 기류를 창출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21~23일 2박 3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지난 21일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22일 광주 광역의원단, 호남 지역 원로 등과 연이어 간담회를 열었지만 당 지도부에 대한 적지 않은 반감을 마주했다.

김 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그렇게 푸근하지 않았다”며 호남 민심을 맞닥뜨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자신을 “광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고향에 온 느낌이 들긴 하지만, 워낙 치열한 싸움을 하는듯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그만큼 혁신위에 대한 광주의 민심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광주 원로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이흥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상임고문은 “문 대표 이 양반이 ‘참 아리송하다’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별 일 아니란 것처럼 아름다운 승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패배를 반성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뼈아픈 질책이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문 대표를 비롯한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판을 대신 받은 모양새다. 이미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간담회에선 “현 지도부 체제 내의 혁신위를 믿을 수 없다”는 발언까지 나온 참이다.

그럼에도 혁신위가 ‘계파 청산’ 의제라는 과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채웅 혁신위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계파는 자연스러운 정치 현상”이라며 “계파 활동과 친노 패권주의를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주류 세력에 대한 지역의 반감과는 차이가 있는 문제의식이다.

김 위원장도 혁신위 구성이 ‘친노 운동권 중심’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에 대해 “이런 전제는 친노와 호남의 갈등 관계를 구조화하려는 시도가 만들어낸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호남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일부 정치 세력이 지역 주도권을 위해 친노와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정 대변인도 “당의 정체성은 정책으로 구별되는 것”이라며 “일부 의원들이 야당의 정체성과 무관한 데도 호남 민심을 악용해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혁신위의 첫 번째 혁신안이 ‘기득권 타파’를 주제로 할 것이라고 예고됐기 때문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기득권을 버릴 것을 요구받는 대상이 일부 호남 지역 의원들인 것으로 판명될 경우 현재 한참 진행 중인 ‘친노 대(對) 호남 비주류’의 정쟁에 불을 지필 수 있다.

혁신위는 새정치연합이 버려야 할 기득권으로 현역 의원, 당직자 등의 독점적 권리 등을 규정하고 있다. 기득권 타파 방안 중에는 내년 총선 공천권에 영향을 줄수 있는 사무총장 등의 일부 권한을 내려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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