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바꾼 세종시 "민간병원보다 공공병원 유치하자"

대형 민간병원 위주서 관심 전환…"국책도시·자족기능 확충 고려해야"

(자료사진/노컷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제2국립의료원이나 국가재난병원과 같은 공공의료기관을 세종시에 유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세종시에서는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수도권 소재 대형 민간병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전 공무원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온 만큼, 이들 빅5 병원을 세종시에 유치하자는 주장 또한 우세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 이후 요즘 분위기는, 공공병원 쪽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윤형권 세종시의원은 최근 열린 제31회 세종시의회 정례회에서 긴급 현안질문을 통해 "세종시에 제2국립의료원과 같은 국가 공공의료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전국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정부세종청사를 오가는 특성상 전염병에 취약한 반면,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을 격리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라며 "더욱이 보건복지부가 어진동에 있고 질병관리본부도 가까운 충북 오송에 있는 만큼 감염병을 담당할 국가 의료기관의 세종시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의료원은 참여정부 시절 세종시 이전이 추진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무산된 적이 있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메르스 사태에서의 정부대응 실패와 행정 비효율을 바로잡기 위한 측면에서도 고민해볼 문제"라며 "국책도시인데다 자족기능 확충 차원에서 정부에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삼성병원을 비롯한 민간병원들이 줄줄이 뚫리는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춘희 세종시장은 "격리병원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설득하겠다"며 적극적인 정부 건의 의지를 밝혔다.

메르스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 국가재난병원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분위기가 세종시 국립 공공병원 유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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