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내가 욕했던 팀이 나를 영입한다면?'

SNS는 자칫 부메랑으로…NBA 신인들의 해프닝

아무 생각없이 SNS에 남긴 글은 부메랑이 돼 돌아와 언젠가 자신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와 마이애미 히트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격돌한 지난 2011년, 당시 미국 아칸소주의 고등학교 농구 유망주 바비 포티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마이애미를 향한 응원의 글을 남겼다.

포티스의 마이애미 사랑은 과했다. 트윗에는 상대팀에 대한 욕설이 섞여 있었다. 그는 알파벳 'F'로 시작하는 단어를 써가며 시카고와 간판 스타 데릭 로즈를 깎아내렸다. 당시 포티스는 유명인이 아니었다. 혈기 왕성한 17세 청년의 솔직한 감정 표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4년이 지나 시카고가 신인드래프트에서 포티스를 지명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시카고는 지난 26일(한국시간) 미국 브루클린에서 열린 2015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2순위로 아칸소 대학 출신의 포티스를 지명했다.

그러자 포티스가 4년 전에 남긴 트윗이 화제가 됐다. 당연히 시카고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포티스는 발 빠르게 대처했다. 드래프트 다음 날 자신의 트위터에 "4년 전 올린 트윗과 관련해 불스 팬들에게 사과하겠습니다. 그때 저는 어렸어요. 지금은 어른이 됐습니다. 그리고 데릭 로즈와 파우 가솔은 어떤 도너츠를 좋아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지금부터라도 선배들에게 잘 보이겠다는 것이다. 포티스의 재치있는 대응은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포티스는 211cm의 장신 유망주로 지난 시즌 평균 17.5점, 8.9리바운드, 1.4블록슛을 기록하며 지도자들이 선정한 사우스이스턴컨퍼런스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포티스는 4년 전 자신이 비난한 팀에 지명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그런데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는 포티스보다 더 직접적인 공포(?)를 느낀 선수도 있다.

LA 레이커스가 1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지명한 와이오밍 대학 출신의 포워드 래리 낸스 주니어다.

낸스는 19살이었던 3년 전 레이커스의 간판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비판하면서 그를 강간범이라고 표현한 트윗을 남겼다. 브라이언트는 지난 2003년 덴버 원정 도중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오랜 재판 끝에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이미 오래 전 일이었다.

낸스는 신인드래프트 당일 3년 전 올린 트윗을 삭제했지만 인터넷 세상에서 완벽한 증거 인멸(?)은 없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미디어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에 레이커스의 미치 컵책 단장은 "코비와 낸스가 직접 대화를 해봐야 할 것"이라는 말로 낸스의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낸스는 브라이언트의 전화번호를 구해 사과의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브라이언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그 아이에게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당시 그는 19살이었다. 어렸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우리 팀에 입단해 환영한다고 답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자 낸스는 'sir'라는 극존칭을 써가며 브라이언트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 1980년대 NBA 스타 래리 낸스의 아들로 잘 알려진 낸스에게는 프로 무대의 벽을 뚫은 생애 최고의 날이 생애 가장 아찔한 날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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