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함 판박이 '광양함'…'음파탐지기' 없이 진수

1년여 시험운행 뒤 전력화, 2017년 중반쯤 음파탐지기 장착할 듯

통영함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방산비리로 구조함의 눈과 귀라 할 수 있는 음파탐지기 없이 실전배치된 통영함에 이어 제2 구조함인 광양함도 역시 음파탐지기 없이 30일 진수식을 갖고 실전배치를 위한 시험평가에 들어간다.

◇ 음파탐지기도 없이 해군 인도 위한 시험평가

해군은 이날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제2 구조함인 광양함의 진수식을 연다고 밝혔다. 광양함은 진수식 이후 1년 3개월여의 시험평가를 거친 뒤 내년 9월쯤 해군에 인도될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날 진수되는 광양함 역시 방산비리의 대명사가 돼버린 통영함과 마찬가지로 음파탐지기가 탑재되지 않아 '눈과 귀' 가 없는 구조함이라는 점이다.


광양함에 탑재될 음파탐지기 역시 통영함에 장착됐던 음파탐지기와 같은 성능미달의 어군탐지용 음파탐지기였고, 방위사업청은 결국 광양함에는 아예 음파탐지기를 장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광양함은 핵심장비인 음파탐지기 없이 반쪽짜리 시험평가를 거친 뒤 내년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해군은 인도받은 광양함으로 다시 전력화를 위한 시험평가를 실시한 뒤 오는 2017년 초쯤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음파탐지기도 없이 시험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평소같으면 진수식도 하지 못할 상황인데 워낙 특수한 상황이다 보니 할 수 없이 일정에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음파탐지기 계약 재추진, 2년 뒤 장착 가능?

기존 엉터리 음파탐지기를 납품했던 H사와의 계약을 해지한 방위사업청은 오는 7월 통영함과 광양함에 새로 장착할 음파탐지기 구매를 위한 입찰을 실시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7월 초에 입찰 공고를 하고 올해 안에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이후 가격협상, 구매시험평가, 제품제작, 설치, 수락검사 등의 절차를 거치면 2017년쯤 통영함과 광양함에 음파탐지기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음파탐지기가 이미 완성된 제품을 사오는 것이 아니라 함정의 특성과 임무의 성격에 맞게 새로 제작해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 계약부터 최종 장착까지 2년 정도 걸린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현재 음파탐지기가 없어 소해함의 도움을 받아 운용되고 있는 통영함과 이날 진수된 광양함에도 2년 뒤인 오는 2017년 중반쯤 음파탐지기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엉터리 음파탐지기 납품업체였던 H사로부터 이미 지급된 계약금 등을 돌려받기 위한 중재와 소송 등의 진행상황에 따라 음파탐지기 탑재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H사와 그 관련업체는 통영함과 광양함의 음파탐지기 뿐만 아니라 3척의 소해함에 들어가는 음파탐지기, 그리고 소해장비에 대한 납품 계약도 따냈고 그 액수만 1,4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이미 60%정도의 대금을 H사에 지급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진행중인 상사중재 등을 통해 기 지급된 계약금 등을 돌려받지 못한다면 광양함 등에 들어가는 음파탐지기 구입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 관계자는 "계약 불이행에따라 계약금의 일부는 이미 돌려받은 상태며 나머지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한 중재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재가 원만히 진행되면 계약금을 다 돌려받고 그렇지 않을 경우 소송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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