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못믿는다"…독일인들 금화·금괴 사재기

유럽의 재정·금융 불안이 지속되자 자산 관리에 신중하기로 정평이 난 독일인들이 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세계금위원회(WGC)가 집계한 올해 1분기의 금괴·금화 수요를 보면 독일이 3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고 유럽 전체로는 61t이 늘어 16%의 증가율을 보였다.

독일의 금 수요는 태국과 베트남을 제치고 세계 2위인 인도에 접근한 수준이다. 독일의 금 수요는 연간으로 따지면 100t을 넘어 지난해 수준을 웃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 살인적 인플레를 경험한 바 있는 독일은 통화 안정을 중시해 2009년 개헌을 통해 재정건전화를 명문화했다. 2010년 그리스 위기가 불거지자 독일인들의 금 구매 의욕은 한층 강해졌다는 것이다.

ICBC 스탠더드 은행의 이케미즈 유이치 도쿄 지점장은 독일에서는 인기 있는 옛날 금화 뿐만 아니라 금괴 거래 계죄를 통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환율분석가인 후카야 코우지 FPG증권 사장은 "유로화 불안에 더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금리가 내리자 금 투자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인접국인 스위스의 올해 1분기 금괴·금화 수요는 1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지난해의 48t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연방은행(중앙은행)의 금 보유고는 3월말 현재 3천383t으로, 미국(8천134t)에 이어 2번째다.

독일연방은행은 2013년 1월 미국과 프랑스에 보관하고 있던 금 가운데 674t을 2020년말까지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연방은행 금고로 옮겨 국내 보관 비율을 50%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뉴욕에서 85t, 파리에서 35t 등 총 120t을 본국으로 이송했다.

독일연방은행은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으로 준비 자산으로서 금이 갖는 의미와 금을 보관하고 있는 모습, 이송 계획의 목적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런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독일 국민의 금에 대한 관심은 높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그리스 위기에서 드러났듯이 유로화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공동 재정정책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리스 국민들이 은행에서 황급히 유로화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이 독일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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