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 터지는 최강희vs슈틸리케의 올스타 드래프트

최강희 전북 감독과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사진 왼쪽부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 게임의 묘미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매력에서 나온다. 원하는 선수를 한 팀에 모아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복잡하기만 한 이적료 문제나 트레이드 협상의 무게도 거의 없다.

최강희 감독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특별한 '게임'이 시작됐다.

2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별들의 드래프트'가 열렸다. 오는 17일 오후 7시 경기도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팀 최강희 vs 팀 슈틸리케'의 대결에 앞서 양팀 사령탑의 선수 선발 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이미 선발된 22명의 올스타가 드래프트 대상자다. 올스타 주전 22명은 팬 투표 70%와 감독 및 주장 투표 30%의 결과를 합산해 결정됐다.

K리그 최강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국가대표팀의 사령탑 슈틸리케 감독이 최강의 팀을 구성하기 위해 벌이는 눈치 싸움에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추첨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이 골키퍼 우선 선발권을 확보했다.

시작부터 웃음이 '빵빵' 터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강희 감독 앞에서 전북의 간판 스타 권순태를 지명했다.


선발 이유가 기막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권순태는 대표팀이 소집될 때마다 (선발되지 않아) 늘 논란이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점검해보고자 한다. 이번에도 안 뽑으면 악연이 있나 오해하실까봐 꼭 뽑아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자 최강희 감독도 환하게 웃으며 "다행이다. 올스타전 말고 다음에도 또 뽑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권순태를 뽑지 못한 것은 우리가 데리고 있었던 골키퍼 3명이 워낙 잘했기 때문이다"며 양해를 구했다.

'팀 최강희'는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울산)을 선발했다.

수비수 부문 선발은 최강희 감독에게 우선권이 주어졌다. 팬투표 최다득표의 영예를 안고 이번 행사에 참석한 차두리(서울)가 포함된 포지션이다. 적극적인 자기 홍보에 나섰다.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님과는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과와 추억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최강희 감독님을 대표팀을 맡으셨을 때 저를 뽑지 않으셨다. 이번 기회라도 감독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들어가서 제가 그렇게 나쁜 선수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뽑는 순서에서 우선권을 가진 최강희 감독은 차두리를 호명했다. 그러자 차두리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두 팔을 들고 환호하더니 아예 최강희 감독 품에 안겼다.

차두리는 "욕심을 내자면 아예 주장까지 맡겨주신다면 은퇴를 해도 정말 마음 편하게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강희 감독을 향해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골키퍼에 이어 수비 라인도 전북 소속 선수들로 채웠다. 최철순과 김형일을 뽑았고 나머지 두 자리는 알렉스(제주)와 임창우(울산)로 채웠다.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선수 선발의 철학이 있었다. "이렇게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전술적으로 골키퍼와 수비수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말에 장내에 웃음 꽃이 피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술 더 떠 "전북 선수 7명을 모두 뽑겠다"며 "만약 우리 팀이 진다면 전북 선수가 7명이나 포함돼 있기 때문에 패배의 핑계를 최강희 감독에게 돌릴 수 있다"며 웃었다.

'팀 최강희'는 차두리를 포함해 오스마르(서울), 요니치(인천), 홍철(수원)로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드래프트는 마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흥미롭게 시작됐지만 본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스타전은 기념 경기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최강희 감독은 "그동안 올스타전은 이벤트성 경기가 많았지만 올해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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