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카펫' 드리운 한강, 당분간 더욱 심각

■ 방송 : CBS라디오 [이재웅의 아침뉴스] (7월 6일)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이재웅 앵커

<헤드라인>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국제채권단의 협상안에 대해 61%가 반대했습니다. 그리스의 국가부도와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지 주목됩니다.

▶조선인 강제징용이 이뤄진 일본 근대산업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일본은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새누리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 불참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폐기수순에 들어갑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도 중대 기로에 놓였습니다.

▶중국 공안당국이 최두영 지방행정 연수원장의 죽음을 투신자살로 잠정 결론지었습니다.

▶한강의 조류경보가 동작대교까지 확산됐습니다. 낙동강에서는 취수장인 강정고령보까지 퍼졌습니다.


[이재웅의 아침뉴스 듣기]




<그리스 결국 "반대"…고조되는 '국가부도' 우려>

▶그리스와 유로존의 운명을 가를 그리스 국민투표가 결국 '반대'로 결론나고 있습니다. 그리스 사태가 더 깊은 혼돈으로 빠져들면서 국가부도와 유로존 탈퇴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임미현 특파원!


- 국제채권단의 협상안을 놓고 실시한 그리스 국민투표가 결국 '반대'로 귀결됐는데요. 예상보다 반대표가 많았습니다.

= 개표가 거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반대는 61%대, 찬성은 39%대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에앞서 그리스 내무부도 투표 결과가 반대 61%, 찬성 39%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이번 투표 결과는 박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또 찬성이 다소 많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표 결과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큰 반대'로 결론났습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조금 전 "국민투표 반대가 유럽과의 파열을 뜻하는 건 아니라"면서 "뜻이 있으면 공정한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왜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로 '반대'가 '찬성'을 앞지른 건가요?

= 우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주장이 주효했습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동안 "반대가 클 수록 정부 협상력이 높아진다", "더 좋은(긴축이 심하지 않은) 구제 금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이 주장이 반대표를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층의 반대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18~35세의 젊은 층의 '반대'가 월등했는데요. 49.7%에 이르는 살인적인 실업률 속에 지난 5년간 구제금융으로 강요 받은 긴축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입니다.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그리스 젊은층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찬성이든 반대든 어차피 배는 고플 것이고 그렇다면 긴축에 저항하는 모습이 낫다"는 것이었습니다.

장년층도 긴축 프로그램을 통해 채권단이 요구한 것 이상으로 부채를 줄여왔지만 나아지는게 없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습니다.

여기에 최대 채권국인 독일 등로부터 계속 공격 받고 있다는 민족주의적 분노, 좀더 크게는 반 EU 정서가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 문제는 '앞으로' 입니다. 그리스가 채권단의 협상안을 거부한 만큼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란 우려가 크지 않습니까?

= 외신들은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역사적인 반대'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요. 그만큼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이라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변수도 많아서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는 협상력을 높여서 더 좋은 합의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그러나 채권단은 '반대'는 결국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이라고 경고해왔습니다.

우선 이번 반대 결과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지원하고 있는 긴급 유동성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그리스 시중은행은 부도를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체계 붕괴는 결국 유로화를 포기하고 새로운 화폐(드라크마)를 낼 수 밖에 없게 되는데요. 이른바 그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이 전개된다면 유로존의 경제적 손실도 상당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3차 구제 금융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를 중심으로 그리스에 대한 부채 탕감 주장도 나오고 있는 만큼 여러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치프라스 총리도 "IMF 보고서에 따라 채무 탕감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투표가 끝났지만 그리스 사태를 둘러싼 갈등은 다시 본격화될텐데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총리의 회동을 포함해 유로존 국가와 유럽중앙은행의 긴급 회의가 잇따를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日 '군함도' 등 세계유산 합의 등재…한일관계 선순환 계기될까>

▶일제강점기 한국인 등의 강제징용이 이뤄진 일본 근대산업시설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해당 시설에는 강제징용 사실을 알리고 희생자를 기리는 안내센터가 설치됩니다.

홍제표 기자의 보돕니다.


= 한일간 뜨거운 현안이던 세계유산 문제가 당초 일정을 하루 연기하는 진통 끝에 해결됐습니다.

양국은 어제 밤 독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회의에서 일본 근대산업시설 23곳 모두를 세계유산에 등재하되 강제징용 등의 사실을 안내하도록 합의했습니다.

일본 측은 발표문을 통해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많은 한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들이 본인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이어 안내센터 설치 등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를 승인하는 결정문에서 일본의 이런 발표 내용을 주목하다는 주석을 다는 형식으로 한일간 합의를 사실상 보증했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의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2017년 말까지 경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그 이듬해에는 이를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어제 심야 회견을 통해 협상 결과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일본은 명분에서 밀린데다 후반에는 국제여론전에도 불리해졌고 내년에는 회원국 자격이 사라지기 때문에 다소 조급해진 입장에서 합의 처리로 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됐든 한일양국이 표 대결을 통해 얼굴을 붉히는 대신 합의 처리를 성사함에 따라 한일관계 선순환의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최두영 원장 투신자살" 중국 공안 결론>

▶중국에서 버스사고를 수습하다 추락사한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은 투신자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버스사고로 숨진 한국인 10명의 시신은 오늘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베이징에서 김선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어제 새벽 발생한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 추락사와 관련해 중국경찰이 최 원장의 투신자살로 결론내렸습니다.

지린성 지안시 공안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최두영 원장이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공안 당국은 현장 CCTV 화면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할 때 최 원장이 건물에서 추락할 당시 객실에 다른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장감식을 실시한 결과 객실 창문에서 최 원장의 지문이 채취됐고 시신 부검에서도 타살 혐의가 나타나지 않아 타살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버스사고 수습을 위해 지난 2일 중국으로 파견된 최 원장은 어제 새벽 투숙중인 지안시 호텔건물 외부 지상에 쓰러진 채 보안요원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습니다.

최 원장은 시신운구와 장례절차 등을 협의하고 조율하면서 안타까움과 압박감에 시달렸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버스사고로 숨진 우리 국민 10명의 시신이 오늘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시신은 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소속 자치단체 지역으로 운구될 예정입니다.


<국회법 오늘 재의, 유승민 거취 최대 분수령 된다>

▶새누리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 불참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폐기수순에 들어갑니다. 친박계의 사퇴압박이 또다시 강화될 것으로 보여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가 중대 기로에 놓였습니다.

보도에 이용문 기잡니다.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요구를 불러온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본회의에 오릅니다.

새누리당은 표결에 불참하는 형식으로 법안을 폐기할 계획입니다.

권은희 대변인입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상정되면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

새정치민주연합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성수 대변인입니다.

"새누리당이 헌법기관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

새정치연합은 어제 저녁 비공개 최고회의를 연데 이어 오늘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합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요지부동입니다.

"그 문제는 답변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당내 40년생 의원들의 모임이 새누리당 의총 직전 모여 관심입니다.

충청권 의원들은 오늘 사퇴얘기가 나오지 않으면 내일 모여 사퇴요구 성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친박계 의원들은 단체행동 대신 김무성 대표를 압박한다는 전략입니다.

따라서 오늘 본회의는 최근 정국의 핵인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최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녹차카펫' 드리운 한강, 당분간 더욱 심각>

▶서울 한강의 경우 조류경보가 동작대교까지 확장됐고 상류지역 역시 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예전보다 적은 강우량 탓만 할게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먼저 박지환 기자가 한강 하류지역을 돌아봤습니다.


= 지난달말 한강 하류지역 신행주대교 인근을 뒤덮은 녹조는 '녹차라떼' 수준을 넘어 '녹차카펫'으로까지 불렸습니다. 녹색 물 위로 엉겨붙은 녹조의 두께가 반뼘이나 됐기 때문입니다.

숭어떼는 곳곳에서 하얀 배를 드러낸 채 떼죽음을 당했고 어민들은 조업을 중단했습니다.

지난 주말 독성물질을 포함한 녹조 대부분은 바다 물때 영향으로 한강 상류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녹조가 한강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산되자 시민들은 코를 움켜쥐고 '녹차라떼'와 같은 한강물을 신기한 듯 구경합니다.

"저도 인터넷하고 SNS 같은 거 보고 한번 와봤는데 정말 아무것도 살수 없을 것 같아요."

"물이 아니라 녹색 석유 같은 걸 뿌려놓은 것 같아요, 정말 충격 받았어요."

서울시는 당장 조류경보를 동작대교까지 확장했고 예년보다 적은 강우량 때문에 녹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입니다.

"지금 팔당댐 방류량이 예전에는 490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79톤만 방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강 하류에서 수십년간 고기를 잡아온 어부들은 가뭄과 높은 수온 등 자연환경탓만 하는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 분통을 터뜨립니다.

어민 심화식씨입니다.

"저게 서남하수처리자인데. 서울시는 허용기준을 넘지 않기 때문에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얘기하지만 오염 부하량은 살아있는 거에요."

생활용수로 사용된 뒤 제대로 정화처리되지 않은 채 한강으로 방류되는 물 속에 녹조의 먹이가 되는 인과 질소 등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배를 타고 한강 하류에 있는 하수처리장들을 돌아보니 녹조 비상이 걸린 가운데도 생활용수는 한강으로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인체에 직접적인 해는 아직 없다지만 녹조에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까지 검출된 상황.

환경단체는 가뭄탓만 할 게 아니라 오염원 유입 등 녹조가 확산될 조건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황인철 녹색연합 평화생태팀장입니다.

"오후 6시까지 이정도 알갱이가 보이는 것은 녹조 농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에요, 녹조의 영양공급원이 되는 생활하수가 얼마나 잘 정화처리되는지 서울시 차원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도 '낙동강 녹조 비상'…"펄펄 방류가 해답">

▶낙동강 역시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녹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구시민의 취수장이 있는 강정고령보까지 녹조 현상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CBS대구방송 권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낙동강 중류인 우곡교 부근의 강물이 물감을 들이부은 듯 진한 녹색을 띠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반복되는 낙동강 녹조 현상은 작년보다 한달 앞당겨진 지난 5월 중순에 처음 나타났습니다.

강정고령보의 경우 지난해 8월에 내려졌던 조류경보 '출현알림'이 올해는 두달 앞선 6월 30일에 내려졌습니다.

특히 취수원으로 쓰이는 강정고령보에서 발생한 녹조 현상은 식수 문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대구환경청은 고온 현상에 마른 장마가 겹쳐 남조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장마가 시작되면 녹조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강 곳곳에 쌓은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 녹조가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유속은 5배 이상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부산국토관리청은 지난달 낙동강 4개 보의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냈지만 사후약방문에 불과했습니다.

해마다 녹조로 신음하는 병든 낙동강을 되살리기 위한 근본 대책이 절실합니다.



<삼성병원 봐주려다…'14일 잠복기' 가설도 깨나>

▶보건당국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의 잠복기가 3주를 넘는다고 주장해, 이 병원의 폐쇄를 피하려다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재 기잡니다.


= 암 환자인 186번째 환자는 5월 27일과 28일 남편인 132번째 환자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는데, 남편이 먼저 지난달 12일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자가격리됐던 186번째 환자는 남편이 퇴원한 지난 2일 메르스 증상을 나타내 그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환자의 추정 감염경로는 두 가지, 우선 격리 기간이 끝난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가 감염됐을 수 있습니다.

최근 사흘 연속 간호사 3명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던 만큼, 이들 모두를 감염시킨 또다른 감염경로가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남편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132번째 확진자 분이 6월 7일부터 12일까지 같이 자택에서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거기를 통한 감염의 가능성에 대한 것도 검토를 하고 있고."

186번째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자연 치유됐지만,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22일만에 뒤늦게 발병했다는 설명입니다.

잠복기가 지난 뒤 발병한 사례마다 가벼운 증상까지 찾아내 '14일 잠복기' 가설을 고수하던 보건당국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겁니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이 삼성서울병원내 제3의 감염원을 부인하고 이 병원의 전체폐쇄를 막기 위해 봐주기식, 짜맞추기식 역학조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이 병원의 메르스 환자들을 모두 다른 병원에 옮긴 걸 두고도, 부분폐쇄를 끝내고 영업을 정상화하려는 꼼수란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만약 당국의 주장이 맞다면 이미 격리해제된 만 오천명 가운데서도 뒤늦게 발병하는 사례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얘기여서 혼란만 가중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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