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드라마 '대장금'과 내비게이션 '김기사'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관광·벤처·건축·수출 분야의 정책 방향을 일일이 제시하는가 하면 "석기 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 때문"이라며 '패배의식'에서 벗어날 것을 적극 당부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과거에 '경제를 활력 있게 살려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한 바 있는 붉은색 재킷을 입고 회의를 주재했으며, 경제 5단체와 기업인 정부인사 등 200여명의 참석자들과 토론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위축된 투자와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우선 기업인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추경을 비롯해서 정부가 가진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 건축투자 활성화방안, 수출경쟁력 강화대책 등의 주요 분야의 정책방향을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위축되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인데 이분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도 필요하다"며 "경기부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부 예산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집행이 되고 있는지 점검을 하고 또 부족한 점은 보완을 해서 최대한 빠르게 내수를 진작시켜야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먼저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대장금이 한창 인기를 끌었지만 대장금에서 나온 여러 한국 음식에 대해 다양하게 체험을 잘할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있는가"라며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에 와서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체험할 거리 이런 게 외국인 수요에 맞게 많이 있냐 없냐를 가지고 관광산업이 발전할 수 있냐 없냐를 생각해야지 막연하게 관광이 잘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을 말하는 대목에서는 "내비게이션의 일종인 '김기사'라고 들어보셨죠"라고 물은 뒤 "김기사와 같은 (자본) 회수시장의 성공사례도 확산시켜주기 바란다"며 "탈출구도 창업을 위해 들어가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것이 잘돼야만 창업이나 벤처가 활성화할 수 있는데, 그 길은 M&A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수출 경쟁력 강화대책과 관련해 에너지 신산업의 수요 급증을 예상하면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 있지 않나. 새로운 기술이 나왔기 때문에 청동시대로 들어가면서 돌이 사방에 널려 있어도 그걸로 더 이상 그릇이나 이런 걸 만들지 않게 됐다는 것"이라며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부담으로 생각하는 것은 패배의식"이라며 "오히려 이런 기회에 선제적 기술개발을 통해 전기차라든가, 우리가 강점을 가진 ESS(에너지저장장치)와 같은 에너지신산업을 주력 수출산업으로 융성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수출구조 다각화에 대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거론, "화장품이라든가 의료, 문화콘텐츠같이 중국 중산층이 선호하는 소비재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독려했으며, 공공건축물 리모델링에 대해서는 "주민 커뮤니티 시설과 상업 시설이 동시에 입주하는 방식으로 신규 재정투자 없이도 주민 편익 제고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하겠다"고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