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우리 때문에 못올려? 고양이가 쥐 걱정"

상인연합회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이 직격탄"

- 진짜 문제는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위주의 불평등 구조
- 독일식 상권영향평가제 도입이 시급
- 대기업 횡포만 개선해도 우리는 최저임금 인상 가능
- 최저임금 1만원, 분야와 규모별 단계 적용하고 정부 지원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부터 8.1%, 즉 450원이 오른 603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이 안에 대해서 노사 양측 모두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계에서는 "턱없이 낮다. 총파업등 강력히 투쟁하겠다" 이렇게 반발하고 있고. 경영계측에서는 "과다한 인상이다,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도산이 우려된다" 이런 입장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중소 자영업자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전국유통상인연합회의 인태연 공동 회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 인태연> 네, 안녕하세요. 인태연입니다.

◇ 박재홍> 회장님은 일단 어디서 어떤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 인태연> 저는 인천에서 의류업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옷을 팔고 계시는데. 최저임금이 많이 논란이에요. 내년에 6030원으로 올해보다 450원 오르게 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입장은 뭡니까?

◆ 인태연> 저희 같은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대해서 중소자영업자의 입장이지만 반대를 하지 않았어요. 노동자들이랑 이런 분들의 주머니가 차야 돼요. 저희 중소 자영업자, 저희처럼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와서 물건 팔아줄 수 있는 사람들은 부자들이 아니라 노동자들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분들이 주머니 사정이 지금처럼 안 좋아서는 저희 중소 자영업자들도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는 입장이죠.


◇ 박재홍> 그런데 이제 450원 인상된 걸 두고 경영계쪽에서는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도산이 우려된다,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 인태연> 임금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부담이 안 될 수는 없죠. 그런데 그게 감당할 만하냐 감당하지 않을 만하냐 할 때, 지금 정도 인상된 것은 감당할 만하죠, 어느 정도.

◇ 박재홍> 도산까지 가는 건 아니다.

◆ 인태연> 그거 가지고 도산 얘기하는 건 너무 엄살이 심하다, 이렇게 생각을 하죠.

◇ 박재홍> 그런데 회장님도 이제 옷가게 하신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점원도 있을 거 아닙니까? 몇 명이나 고용하고 계세요?

◆ 인태연> 저는 직원이 3명 있어요.

◇ 박재홍> 이 분들에게 인상된 6,030원 적용을 해도 큰 부담이 안 되신다, 이렇게 판단하시는 겁니까?

◆ 인태연> 상대적으로 부담은 조금 되죠. 그런데 어차피 저도 장사를 해서 먹고 살지만,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도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분들이 장기적으로 여기서 최저임금이 오르더라도 그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시장 조건을 만드는 게 더 본질적이지, 그분들 월급을 묶어놓고서 제가 먹고살겠다고 하는 건 본질적인 게 아니라고 보는 거죠.

(자료사진)
◇ 박재홍> 회장님은 큰 문제없다고 하는데요. 이제 경영계나 대기업들은 회장님들 걱정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올랐다, 왜 이런 주장을 한다고 보세요, 그러면?

◆ 인태연> 핑계죠. 제가 볼 때는 대기업들이 제가 알기로는 500조 정도를 곳간에 쌓아놓고 얘기를 들었는데, 중소 자영업자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알려진 복합쇼핑몰이라든가 대형마트들이 무분별하게 진출돼서 중소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시장을 파괴해서 이들이 괴멸하고 있거든요, 지금. 그래서 또 대기업과 관련해서 우리 장사하는 사람들 중에 대리점이라든가 가맹점 같은 경우에도 이윤구조가 굉장히 부당해요. 하다못해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 식재료를 공급한다고 하면 일반 시장에서 하는 것보다 더 비싸게 가격을 받아가지고, 마진, 우리가 이윤이라고 그러죠. 이윤이 약화되어 있어요. 그 다음에 영업상에 지역권 보장도 해 줘야 되는데, 무분별하게 막 시장에다가 한두 군데에서 장사를 해야 한다고 하면 네 군데, 다섯 군데 가게를 내줘서 결국에는 벌어먹고 살지를 못하게 만든다거나. 이런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결국 사실은 중소 자영업자라든가 중소상인이 힘든 것인데, 이런 구조적인 것을 고쳐서 이들이 정당하게 벌어먹고 살 수 있으면 오히려 이들이 자기가 고용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정당하게 월급을 줄 수 있는 거고, 또 한편으로는 이 고용시장이 여기서 안정이 되면 자기들이 고용하고 있지 못한 1인 상인들도 사람을 고용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저는 이런 본질적인 차원의 것들이 중소 자영업자의 문제인데, 엉뚱하게 우리쪽 임금인상이 되면 그 사람들 때문에 도산한다는 논리를 대는 거는, 자신들이 우리 중소 자영업자들이라든가 이런 삶을 괴멸시켜놓고서 우리 생각을 하니까, 저는 그래서 참 고양이 쥐 생각하는 논리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지금 비정규직 혹은 아르바이트생들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오히려 대기업의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가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것이 더 큰 위협이다, 차라리 그런 부분을 고치는 게 더 도움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인태연> 그럼요. 그리고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되냐 하면, 대기업의 너무 지나친 탐욕, 시장에 대한 지나친 탐욕을 법적으로 제재하고, 그 다음에 중소자영업자의 시장에 대해서는 독일식 상권영향평가제라는 게 있어요. 그건 뭐냐 하면, 소규모 시장에 대형 대기업이 들어갈 때 매출의 한 10% 이상까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하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독일식 상권영향평가제라는 게 있어요. 이런 것을 우리도 좀 시급하게 법적으로 제도화해 가지고 무분별한 중소자영업 시장 파괴를 멈추게 해야 되고, 그 다음에 임대차 같은 경우에도 그냥 막 건물주들이 마구잡이로 가격을 올리잖아요. 그래서 쫓겨나고 있는 중소 자영업자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러니까 이런 구조적인 것을 일단 고치는 게 본질적인 거고. 두 번째는 이게 임금인상을 갑자기 단기간 내에 너무 많이 올려버리면 실제로 감당 못할 수 있는 자영업자들이 많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대기업들 같은 경우도 연구비니 각종 세제혜택을 주고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우리도 중소 자영업자들도 그런 간극으로 생길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국가가 어떤 형태로든지 보조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되는 거죠.

◇ 박재홍> 노동계에서는 1만원까지 올려야 된다고 주장을 했지 않습니까, 사실상. 이런 주장은 어떻게 보세요? 1만원 인상 현실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인태연> 이 부분을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까 하는 문제는 두 가지로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하나는 대기업처럼 진짜 돈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빨리 시행을 하고, 그 다음에 우리 같은 중소자영업자 같은 경우에는 지금 현실 상태에 대한 좀 더 과학적인 대응책을 세워놓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면서 그쪽으로 가자, 저는 그런 생각이죠.

◇ 박재홍> 산업별, 업종별로 세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 번에 다 1만원으로 인상하기보다는 인상하되 세부적으로 중소업체들이 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고, 또한 중소, 영세기업들이 살 수 있는 구조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이런 지적으로 듣겠습니다.

◆ 인태연> 그렇죠.

◇ 박재홍> 고맙습니다.

◆ 인태연>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전국유통상인연합회의 인태연 공동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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