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외부의 해킹으로 인해 유출된 해킹팀 내부 이메일을 살펴보면, 국정원은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 2012년 12월 6일 이탈리아 해킹프로그램 제작업체인 '해킹팀'에 중개업체를 통해 '긴급'으로 표기한 새로운 주문 이메일을 보냈다.
'30개를 추가 구입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에는 1주일 동안 테스트를 해본 뒤 돈을 송금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감시대상인 '목표물'의 명단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이메일의 첨부파일은 현재 손상돼 확인은 불가능한 상태다.
국정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지난 2012년 1월과 7월 10명씩, 20명분의 해킹프로그램을 해킹팀에서 연구개발용으로 구입했다고 보고했는데, 이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정원이 지난 2013년 3월 해킹팀 관계자들을 국내로 불러 유지보수 훈련을 받은 기록 역시 대선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유추가 가능한 대목이다.
또, 해킹팀 관계자가 이보다 한 달 앞선 그해 2월 국내에서 국정원과 국방정보본부 산하의 대북 통신감청부대인 777부대를 방문했다는 기록도 이메일의 출장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국정원이 39만 유로, 약 5억 원을 주고 해킹프로그램을 사들인 시점이 총선을 불과 두 달가량 앞두고 있어 총선에 사용했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때는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이 3차장 산하 독립부서인 심리전단 내 사이버팀을 4개 팀, 70여 명으로 확대하는 등 사이버 활동을 강화한 시점과 맞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