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프로그램 중개자 "거래는 인계받은 것"

나나테크 허손구 대표 "불법 알고 시작했는지 기억 안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국정원불법사찰의혹조사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해킹프로그램 시연 및 악성코드 감염검사를 전문가와 함께 시연해 보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제작업체 '해킹팀'과 국가정보원을 중개해 온 나나테크 허손구 대표가 "거래에 처음부터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허 대표에 앞서 해킹팀에 접촉한 조직이나 인물에 대한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는 16일 CBS 노컷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 대행과 관련해 "정확하지는 없지만 해킹팀과 가격 조율 후부터 인계받아 처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구입을 대행하게 된 시점이 어느 정도 협상이 진행된 후라는 얘기다.

답변이 사실이라면, 허 대표보다 먼저 해킹팀과 연락을 주고 받은 조직이나 인물을 파악해야 해킹프로그램 구매를 추진한 시점을 알 수 있다.

또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한 의도를 명확히 규명하는 또다른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해킹프로그램 구입과 관련한 불법성 시비에 대해 허 대표는 "처음 시작시점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불법으로 생각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제가 맡은 후 독점권 유지 때문에 다른 고객을 컨택할 수 없어 변명차원에서 자의적으로 불법이라고 표현해 메일을 보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정원으로부터 언제, 어떤 경로로 해킹프로그램 주문 거래를 받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허 대표는 이번 해킹 프로그램 구입이 불법으로 규정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한 일이 문제가 있다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직접 대면을 하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도 간곡히 거절했다.

그는 "제가 만나 뵙지 못하는 것은 저희 말 실수로 혹시라도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볼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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