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돌아간' 투수 안지만의 번트왕 도전

안지만.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2관왕 하려고요."


안지만(삼성)은 중간 계투다. 흔히 말하는 필승조지만, 역할 때문에 올스타전과 크게 인연이 없었다. 올해 중간 계투 부문이 신설됐지만, 정우람(SK)에게 선발 출전 영광이 돌아갔다. 하지만 안지만은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나섰다.

올스타전 식전 행사부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지만은 17일 열린 퍼펙트 피처 이벤트에서 5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유희관(두산)을 비롯해 에릭 해커(NC) 등 내로라하는 투수들을 제치고 KBO 리그 최고의 컨트롤 마법사로 등극했다.

그런 안지만이 18일 본업이 아닌 번트왕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당초 김강민(SK)이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이벤트 전 갑자기 안지만으로 교체됐다. 부상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니었다. 다름 아닌 안지만의 부탁 때문이었다. 둘은 다른 팀이지만, 대구 출신에 한 살 터울인 터라 친한 사이다.

안지만은 번트왕 출전에 대해 묻자 "2관왕 하려고요"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다치면 안 되니까요"라고 말하면서 후배 김상수(삼성)의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했다.

하지만 안지만의 2관왕 꿈은 사라졌다. 아니 사실 욕심이 없었다는 표현이 맞다. 안지만은 연습 때부터번트가 아닌 풀스윙을 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그것도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내정된 유희관을 배팅볼 투수로 올린 상태였다. 결국 안지만은 5점 하나를 기록하면서 이벤트를 마쳤다.

역대 투수 가운데 최고 점수다. 2012년 한화 소속이던 류현진(LA 다저스)이 1점, 롯데에서 뛰던 쉐인 유먼(한화)이 0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번트왕은 이용규(한화)가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김상수와 맞대결을 펼친 이용규는 6번의 번트로 16점을 기록했다. 김상수는 15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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