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롯데)은 17일 홈런 레이스에서 에릭 테임즈(NC)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화제를 모은 것은 홈런 레이스 1위가 아니었다. 테임즈가 황재균을 칭찬하면서 뱉은 한 마디가 더 큰 화제를 모았다. 황재균의 몸이 좋다는 의미였지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할 때도 19금이 따라붙는 단어였기에 황재균의 얼굴이 붉어졌다.
황재균은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앞서 "어제 계속 놀림을 받았다. 선수들이야 별 말이 없었지만, 휴대폰이 난리가 났다"면서 "완전 당황했다.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쉽게 부르지 못할 별명이 생겼지만, 그 별명 만큼이나 황재균의 홈런 레이스는 무시무시했다. 예선에서 10개, 결승에서 11개를 쳤다. 특히 150m 장외홈런을 날리는 등 벌크업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실 자신은 없었다. 테임즈가 워낙 강력한 상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현수(두산)의 조언대로 툭툭 친 것이 효과가 있었다.
황재균은 "무조건 테임즈가 받을 줄 알았다. 예선에서 13개나 치는 걸 보고 '끝났다. 테임즈를 어떻게 이기냐'고 생각했다"면서 "세게 치면 오히려 더 안 나간다. 방망이 무게가 있으니 툭 치라고 현수가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배팅볼 투수도 황재균의 홈런 레이스 정상 등극을 도왔다. 당초 황재균은 포수 강민호(롯데)를 배팅볼 투수로 고려했다. 하지만 불펜 포수인 이민우씨가 "올스타전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자청했다. 황재균은 "배팅볼이 워낙 좋았다. 장타가 나올 수 있게 던져줬다. 밥이 뭐냐. 상금을 나눠주겠다"고 공을 돌렸다.
황재균의 올스타전은 이제 시작이다. 본 경기인 올스타전 MVP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2009년 처음 올스타전에 나서 대타로 홈런을 때렸고, 2010년에는 끝내기 안타를 치기도 했다. 2012년에는 MVP까지 받았다.
황재균은 "욕심은 있지만, 상황도 따라줘야 한다. 물론 운도 필요하다. 컨디션은 어제 보니까 괜찮은 것 같다"면서 "올스타전에 올 때마다 좋은 기억이 있다. 첫 올스타에서 대타 홈런을 쳤고, 끝내기도 쳐봤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