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감독 "자랑하고 싶은 것? KS 10회 우승"

공로패를 받은 김응용 감독. (윤창원 기자)
"밤에 한숨도 못 잤어요."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김응용 전 감독의 은퇴 행사였다. 김응용 감독은 통산 1567승 1300패를 기록한 최다승 감독이다. 감독의 은퇴식은 보기 드물지만, 10개 구단 감독들의 요청으로 특별한 은퇴식이 마련됐다.

마운드에 오른 김응용 감독은 제자였던 선동열 전 감독을 홈 플레이트에 앉혀놓고 시구를 했다. 그리고 10개 구단 감독을 비롯해 해태 시절 제자였던 이강철 코치, 이종범 해설위원 등과 인사를 나눴다.

김응용 감독은 "한 마디로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현역 때 맨날 다그치기만 했는데…"라면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줘서 고맙다. 밤에 한숨도 못 잤다. 공이 거기까지 갈까 긴장도 많이 했다. 선수 출신인데 땅볼이 나면 안 되지 않느냐. 후배들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도 생각했다. 두드려 맞았던 선수도 있는데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 밤을 샜다"고 말했다.


김응용 감독은 1이닝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더그아웃에서 나눔팀을 지휘했다. 1회초 수비에서는 그라운드로 직접 올라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올스타전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다.

김응용 감독은 "감독들에게 당했다"면서 "올스타전이라 비디오 판독이 없었다. 그런데 감독들이 항의해야 한다고 해서 나갔다. 막상 나가니까 심판이 '올스타전에 비디오 판독 없는 거 모르시냐'고 핀잔을 줬다"고 멋쩍게 웃었다.

올스타전 시구를 한 김응용 감독. (윤창원 기자)
통산1567승, 그리고 한국시리즈 10회 우승. 김응용 감독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기록과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일까.

김응용 감독은 "최다승은 오래 감독하다보니 된 것이다. 자랑하고 싶은 것은 한국시리즈 10번 우승"이라면서 "역시 처음이 좋다. 해태와 삼성에서 처음 우승한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코끼리 감독은 기록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요즘에는 야구를 안 본다"고 말했던 김응용 감독이지만, 야구에 대한 사랑은 감추지 못했다.

김응용 감독은 "내가 볼 때는 팬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하는데 정신력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옛날에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오늘 경기에 사력을 다 했다. 모르겠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유소년 관련 일은) 야구로 밥을 먹고 살았으니 보답하는 길이다. 능력이 안 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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