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숨진 장소 "아는 사람 아니면 찾기 어려운 곳"

소방대원들,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1시간 30분 만에 찾아내

"아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갈 수 없는 곳이에요."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의 한 야산 중턱에서 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모(45)씨를 처음 발견한 용인소방서 소속 대원의 말이다.


임씨가 발견된 곳은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길의 끝자락으로 인적이 매우 드문 장소지만,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한 수색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령을 받고 출동한 대원들은 1시간 30분만인 이날 오전 11시 55분쯤 임씨를 찾아냈다.

당시 임씨는 운전석에 숨진 채 앉아있었으며, 조수석 앞과 뒷좌석에는 은박접시 위에서 다 탄 번개탄이 남아있었다.

또 다른 대원은 "발견했을 당시는 이미 사망한 지 최소한 한시간정도 지난 후로 추정된다"면서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경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이 대원은 "차량 없이 시신만 있었다면 아마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인근에 낚시터가 있는데 평소 낚시를 하러 오면서 (자살할 장소로) 미리 점찍어둔 것도 같다"고 귀띔했다.

이에 앞서 임씨가 집을 나선 건 이날 오전 5시쯤이다. 하지만 이후 5시간여 동안 연락이 되지 않자, 부인이 경찰과 소방당국에 "남편을 찾아달라"며 신고했지만 시신으로 돌아왔다.

임씨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의 반대로 아직 유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국정원 해킹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국정원 본원에서 해킹 프로그램 관련 업무에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과 관련해 국정원에 대한 비난이 들끓자 심리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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