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국정원 직원 홀로 책임?…국정원 '꼬리 자르기' 의혹

■ 방송 : CBS라디오 [이재웅의 아침뉴스] (7월 20일)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이재웅 앵커


<헤드라인>

▶해킹프로그램을 담당하던 국가정보원 직원이 유서를 남긴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료 삭제 경위를 비롯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해킹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검찰수사가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가 오늘 새벽 0시에 끝나 메르스 사태가 종식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이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에 찬성하는 국민이 무려 79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인 윤모씨가 금품제공자에게 수차례 석방을 약속하는 발언이 구치소 접견기록으로 확인됐습니다.

▶미 여자프로골프에서 최운정 선수가 데뷔 7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재웅의 아침뉴스 듣기]


<국정원 직원 임모씨는 왜 스스로 책임져야만 했을까?>

▶해킹 논란을 둘러싼 압박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의 유서가 공개됐지만, 죽음으로 내몰린 이유는 여전히 불투명한 채로 자료 삭제 경위 등에 대한 또다른 의문들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민재 기자의 보돕니다.


= 어제 공개된 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유서대로라면 내국인이나 선거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은 없었습니다.

임씨는 대북, 대테러 공작활동에 관여했을 뿐이고, 해킹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가 뒤늦게 실수라고 판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씨가 숨지기 바로 전날, 국정원이 기밀 사안인 해킹 프로그램 사용 기록을 이례적으로 국회에 공개하기로 결정한 사실에 비춰보면 또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담당 실무자인 임 씨가 기록 공개를 앞두고 삭제된 자료를 둘러싼 책임을 혼자 떠안게 돼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입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왜 구입했느냐, 어떻게 했느냐, 감찰도 들어오고 하니까. 그에 대한 많은 심리적 압박, 또 정치 문제화 되니까 더 압박을 느낀 것 같아요."

임씨가 나흘간 밤샘 근무했다는 이 의원의 설명이나 최근 업무로 힘들어했다는 임씨 아내의 진술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자료 삭제 사실을 알린 임씨의 의도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민간인 사찰 등 국정원에 불리한 증거를 급히 삭제하는 작업에 임씨가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동원돼, 억울함을 호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기는 대목입니다.

유서에서 임씨가 다른 국정원 직원들은 업무 수행에서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은 임씨 본인이 주저했던, 피하고 싶던 일을 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끝까지 결백을 주장하는 그가 죽음을 선택했다는 점, 그리고 그에 따르면 결백을 입증할 자료를 스스로 삭제했다는 점에서 의혹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숨진 국정원 직원 "자료삭제, 제 실수"…국정원, 꼬리 자르나? >

▶국정원 직원이 숨지면서 삭제한 자료를 놓고는 '꼬리자르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정영철기자의 보돕니다.


=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국정원 민간사찰 의혹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며 남긴 유서에는 대테러, 대북 공작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여당과 국정원은 100% 복구가 가능하다며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임씨가 굳이 왜 국정원 본연의 임무인 대테러, 대북공작 관련 자료를 삭제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야당은 임씨가 국정원에 불리한 자료를 영구 삭제했다면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서 삭제한 186건의 파일에 대해선 검찰도 복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유리한 자료만 복구해 공개해도 이를 검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국정원 현장 검증을 놓고는 최대한 빨리 진행하자는 여당과 철저한 의혹 검증이 먼저라는 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성역?… '해킹 파문' 대통령이 나설까>

▶국가정보원 직원의 자살로 ‘해킹’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수순으로 가는 가운데 국정원의 특성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인수 기자잡니다.


= ‘해킹’ 의혹에 이어 국정원 담당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점차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수사에는 난관이 많습니다. 국정원법은 국정원을 대통령 소속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국정원 직원을 수사하려면 국정원장에게 미리 통보하도록 하는 등 국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가 없으면 국정원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2013년 대선 개입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했지만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의 항의를 받고 조사도 못한 채 풀어준 적이 있습니다.

반면 지난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는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을 기소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진상을 규명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에 따라 김승규 국정원장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결과였습니다. 검찰에서는 시간 문제일 뿐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습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은 대통령의 조직”이라며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는 이상 국정원에 대한 수사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때 “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하느냐”며 국정원을 옹호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해킹’ 의혹으로 다시 헌 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메르스 '마지막 진원지' 삼성병원 20일 격리해제>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가 끝나면서 메르스 사태가 종식 국면에 들어갔습니다.

이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마지막 메르스 집중관리 대상이던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 상태가 오늘 0시부터 풀렸습니다.

지난 5일 마지막 확진자가 발생한 뒤 추가 감염 없이 최대잠복기인 14일이 지났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5월말 대규모 감염이 있은 지 52일만에, 또 지난달 13일 부분폐쇄한 지 38일만에 정상화 국면으로 돌아섰습니다.

서울시는 병원 곳곳을 점검한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병원측은 다음달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하지만 전체 확진자의 절반에 가까운 91명의 환자와 16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메르스 최대 진원지라는 오명은 당분간 벗어나기 힘들게 됐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도 모두 자가격리 상태에서 풀려나면서, 이제 남은 격리자는 치료중인 메르스 환자 14명뿐입니다.

이 가운데 3명은 상태가 불안정해 인공호흡기나 에크모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중앙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해온 국립중앙의료원도 오늘부터 외래 입원 진료를 다시 시작합니다.

정부는 최대 잠복기가 한 번 더 지나가는 다음달 2일쯤 메르스 위기경보를 '주의'로 하향해 사실상의 종식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 10명 중 8명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 개최해야">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의 성공적인 분산 개최에 따라 CBS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분산 개최 여부를 국민들에게 물었더니 조사 대상자의 79%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승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올림픽 혁신안의 핵심 내용은 분산 개최의 허용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3년도 남지 않았고 비용까지 더 많이 든다며 단독 개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분산 개최를 다시 논의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보여줬습니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는 대부분의 경기장을 기존 시설을 이용했고, 전국의 10개 시,군에서 분산 개최해 2000억원의 예산도 줄였습니다. 인천시가 아시안게임 개최에 2조 5천억원을 써 재정 위기에 내몰린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국민들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분산 개최를 대부분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본과 분산 개최에 반대하는 비율은 67.5%나 됐지만 국내 분산 개최를 찬성하는 비율은 80%를 육박했습니다.

IOC의 권고에도 단독 개최를 강행하는 것이 잘못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 평창 동계올림픽의 분산 개최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8일과 19일 이틀간 전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최대허용오차 ±3.10%p, 응답률은 4.17%입니다.

조사방법은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를 통한 ARS 여론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은 인구비례에 따른 성별·연령별·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로 이뤄졌습니다.

자세한 통계내용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대통령 사촌형부, 4차례 구치소 접견 '석방 논의'>

▶CBS는 2주전 박근혜 대통령 사촌형부가 윤모씨가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5천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단독 보도했는데요. 이번에는 윤씨가 금품제공자에게 석방 시켜주겠다고 수차례 말한 사실이 구치소 접견기록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권민철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 박근혜 대통령 이종사촌형부인 윤모(77)씨가 6년째 수배중이던 황모(57)씨를 처음 만난 건 18대 대선 다음달인 2013년 1월. 이어 4개월 만인 그해 5월 두 사람은 황씨 사건을 수사중이던 통영지청에 함께 출두합니다.

그러나 황씨는 곧바로 수감되고 윤씨는 그 곳에 머물면서 황씨를 4차례나 접견합니다.

CBS가 입수한 접견녹취록을 보면 윤씨는 곧 풀려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 차례 건넵니다.

영장이 발부되고 구속적부심을 논의하면서는 “이번에는 실수 없게 하겠다”거나 “이번에는 꼭 되게 만들겠다”고 약속합니다.

특히 석방로비가 안통했는지 “뭐 이런 데(통영지청 지칭)가 있나 싶다”며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황씨는 결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게 되고, 옥중에서 윤씨에게 5천만원을 줬다고 실토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윤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황씨가 교도소에서 작성한 ‘윤씨에 대한 진정서’를 보면 윤씨는 “청와대 모 비서관을 통하여 사건을 풀어주겠다”며 3차례 현금 5천만원을 줬다고 적고 있습니다.

한편, CBS보도 직후 수사에 들어간 의정부 지검은 황씨의 물품을 압수수색해 분석작업을 벌이는 한편 조만간 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野, 오늘 의총·중앙위서 혁신안 논의…계파갈등 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오늘 의원총회와 중앙위원회를 열고 사무총장제 폐지 등 일부 혁신안을 논의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 간 계파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회에서 박초롱 기자의 보돕니다.


=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늘 사무총장제 폐지안 등 일부 혁신안을 중앙위에서 논의합니다.

중앙위에 앞서 오전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지금까지 발표된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습니다.


비주류 측에선 의총과 중앙위에서 전체 혁신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벼르는 분위깁니다.

한 비주류 의원은 "현 지도부가 지난 재보선에 대한 평가도 없이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며 맹공을 예고했습니다.

지난 13일 당무위를 무난하게 통과한 사무총장제 폐지안에 대해 중앙위도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만, 당 대표에게만 권한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무사통과'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중앙위 상정 안건은 아니지만 논란의 중심이 돼 온 최고위 폐지나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도 비주류 의원들의 입을 통해 의총 등에서 집중적으로 문제가 제기될 걸로 보입니다.

이렇게 오늘 계파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지면 이후 혁신위 활동에도 적잖은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 정체성 논의나 교체지수 도입, 선출직평가위 설치 등 공천과 연관된 민감한 이슈들이 산적해 있어, 어려운 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통합 성공…'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논쟁 남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됐지만 경영권 방어 제도의 도입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경영자들은 경영권 방어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지만 시민단체등은 재벌에 악용될 수 있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김중호 기자가 보돕니다.


=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지난 15일 외국 헤지펀드등의 적대적 M&A에 대응할 효율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주인수선택권 이른바 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주식제도를 제안했습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최성현 실장입니다.

"우리나라의 M&A관련 법제가 전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볼때 경영권 방어자에게 불리하고 불공정하다는 취약점이 있습니다. 적대적 M&A 방어할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이번 엘리엇의 예를 보듯이 삼성조차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제도들은 대주주들의 전횡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들이 초기 벤처기업등에 한해 매우 제한적으로 경영권 방어 제도를 허용하고 있는 이윱니다.

이번 엘리엇 논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편법증여 책임은 회피하고 해외자본의 무차별적 공격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입니다.

"최근 재벌 대기업 총수 일가들이 저지르고 있는 불법 부당행위 억지로 방어하는 논리로 이런 제도들이 논의되는 것이 불순하다..."

정치권에서 이미 논란의 제도들이 이달중 발의될 예정이어서 경영권 방어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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