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협녀는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과 18년 뒤 그를 겨눈 두 개의 칼까지,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리고 있다.
첫 번째 스틸에는 홍이(김고은)와 율(이준호)로 대표되는 극중 젊은 검객들의 무술대회가 담겼다.
고려 최고의 권력자 유백(이병헌)이 개최한 무술대회장에는 두 젊은 검객의 불꽃 튀는 무술 경합이 벌어진다. 24명의 장정들을 단번에 쓰러뜨리며 자신감에 차 있던 율 앞에 나타난 사람은 복면을 한 의문의 검객.
거침없이 검을 휘두르고 날렵하게 공격을 피하며 깊은 내공을 보여주는 그의 정체는 홍이다. 몸집은 율에 비해 훨씬 작지만 홍이는 우위를 선점해 가고, 무술대회장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다.
스무 살이 되면 부모의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으로 어머니 같은 월소(전도연) 밑에서 검술을 익혀 온 홍이. 그녀가 무술대회장에서 유백과 마주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월소는 18년간 감춰 왔던 진실을 털어놓는다. 바로 유백과 자신이 홍이가 한 평생 찾던 부모의 원수라는 것.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눠야 하는 둘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은 갈대밭 승부로 이어진다. 춤을 추듯 유려한 월소의 검과 그녀의 초식을 빼닮은 홍이의 검은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엄마라 부르던 이를 벨 수밖에 없는 홍이의 슬픈 운명은 흔들리는 갈대밭 배경과 어우러져 안타까움을 배가시킨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 유백과의 대결을 위해 평생 수련해 온 홍이, 최고의 권력을 손아귀에 넣기 직전인 유백. 둘은 눈 오는 날 굴에서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유백의 배신으로 죽음을 맞이한 아비 풍천의 검을 들고 나타난 홍이는 풍천, 유백, 월소 세 사람의 초식을 모두 보여 주며 유백을 상대한다.
고수 유백과 분노에 찬 홍이의 숨막히는 대결은 18년 전 세 검객의 엇갈린 운명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의미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연출을 맡은 박홍식 감독이 가장 공들인 장면으로 알려졌다.